[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올들어 박스권 장세 속에서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에 성과가 좌우되는 액티브펀드 수익률이 부진을 면치 못하며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인덱스펀드로의 자금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흐름이 인덱스펀드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액티브펀드가 암흑기에 들어섰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액티브펀드 90%가 올들어 손실…자금도 이탈
19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13일 기준 국내 일반주식형 펀드(액티브 펀드) 순자산 500억원 이상 26개 운용사의 액티브펀드 연초후 평균수익률은 마이너스(-)4.64%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54%,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200인덱스펀드가 4.02%의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참담한 수준이다. 26개사 중 90%에 가까운 23개사가 손실을 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액티브 펀드의 동반 성과 부진에 대해 대다수 펀드 매니저가 시장 변화에 재빨리 대응하지 못한 탓이 크다고 지적한다.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장세가 이동하고 그간 실적이 좋지 않아 외면받았던 소재와 산업재 등이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에 소홀했거나 대응에 늦었다는 것. 아울러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홀로 고공행진을 하면서 삼성전자 비중을 제한적으로 가져가는 액티브 펀드들이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견해다.
메리츠운용 -18% `최악`…IBK·신영 등은 선방
그나마 IBK자산운용은 2.66% 수익률로 선전하고 있다. ‘IBK밸류코리아자[주식]A’가 5.88%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IBK평생설계연금전환자[주식] C’(2.77%), ‘IBK그랑프리한국대표자[주식]A’(2.31%) 등 현재 운용 중인 대다수 펀드 수익률이 평균을 넘어선다. IBK밸류코리아펀드의 경우 1등주 삼성전자를 대거 담은 것을 비롯해 NAVER와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가치투자의 명가’ 신영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도 각각 0.36%, 0.32%로 선방하고 있다. ‘NH-Amundi장기성장대표기업[주식]ClassC1’과 ‘NH-Amundi대한민국베스트30[주식]Class C1’은 삼성전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면서 2~3%대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고 국내 대표 장수펀드인 ‘신영마라톤(주식)A’는 다른 대형 펀드 대비 삼성전자 비중을 적게 가져 가면서도 고른 투자를 통해 플러스 성과를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