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압박에 조달비용 급등까지...'설상가상' 카드업계

1일부터 리볼빙 서비스 개선 시행…수수료율 인하 압박↑
기준금리 인상에 '레고랜드 사태'까지…조달 금리는 급등
당국지원은 후순위…"저신용자 위한다면 자금 경색 막아야"
  • 등록 2022-11-03 오후 4:20:10

    수정 2022-11-03 오후 4:20:1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리볼빙(일부 결제 금액 이월 약정) 수수료율 인하 압박에 수수료율을 내리는 상황에서 오히려 기준금리 지속 상승으로 조달 비용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인한 채권 시장 경색에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발행 금리는 더욱 치솟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지원은 일반 기업들에 집중돼 있어 카드사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의 한 무인 주문 기계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시민. 사진=연합뉴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평균 리볼빙 수수료율은 14.19~18.19%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말 평균 수수료율(14.22~18.35%)과 비교하면 0.03~0.16%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일부 결제 금액 이월 약정 서비스다. 결제 대금 중 일부만 먼저 내고 나머지는 이월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 높은 이자율 탓에 부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금융당국은 리볼빙을 주로 저신용자들이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해 설명 의무와 수수료율 안내를 강화하는 등 ‘신용카드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개선 방안’을 마련해 지난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카드사들은 당국의 이 같은 조치를 리볼빙 수수료율 인하 압박으로 받아들여 실제 수수료율 인하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카드론 등의 조달 비용은 계속 상승하고 업계 입장에선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당분간 조달 비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와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콜옵션) 미행사로 인해 여전채 투자 심리가 극도로 얼어붙고 있는 점 역시 불안 요소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KB캐피탈이 발행한 200억 원 규모의 AA- 등급 여전채 2년6개월물 발행 금리가 7.124%를 기록하는 등 여전사들의 자금 조달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 금리는 계속 올라가는데 리볼빙 수수료는 낮춰야 하는 부조화가 발생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데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로 해외 채권 발행에도 악영향이 생길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최근 금융당국의 자금 시장 유동성 경색 해소 대책에 여전사들은 소외돼 있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카드사 또 다른 관계자는 “채권시장안정펀드 같은 경우 아무래도 산업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여전사들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여전사들은 전부 돈을 빌려 사업을 하는 구조다 보니, 어느 한 곳이 부실화되면 그 영향이 연쇄적으로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카드사들의 이 같은 비용 증가와 마진율 감소 구조는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제공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우려를 낳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 금리가 올라가니 여신 금리도 올려야 하는데 법정 최고금리 20% 상한도 있고 리볼빙 금리도 올려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서비스 자체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한도도 줄이고 그나마 신용도가 괜찮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 리스크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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