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선 앞서 성장 ‘초격차’ 전략을 공언하며 자신감을 드러낸 삼성전자가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
삼성전자가 실제로 반도체 공급가격 인하에 나선다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지각변동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내렸고 시장에 풀린 재고도 막대한 수준인 만큼 반도체 제조 기업의 적자는 불가피하다. 이미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 9~11월 영업손실 1억9500만달러(약 2500억원)를 기록하며 7년 만에 분기 기준 적자를 봤다. SK하이닉스도 올해 4분기 643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 역시 올 4분기 낸드플래시 사업부에서 1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데 이어 내년에는 D램까지 적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됐다.
시장에선 ‘1위’ 삼성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사실상 출혈 경쟁인 만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미 단가가 많이 내린 상태에서 삼성전자가 가격을 내린다는 것은 자기들 손실 폭을 키우겠다는 이야기”라며 “굳이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가 결정하는 시장 구조를 갖고 있다”며 “인위적으로 한 기업이 가격을 낮춰서 공급하는 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반도체 업황이 점차 개선되는 상황에서는 삼성전자가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고 본다. 재고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줄어들 수 있고 수급 역시 천천히 개선된다면 출하량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될 때까지 버틸 여력만 있다면 공격적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달리 다운턴(업황 둔화) 기간에 투자를 유지했기 때문에 업황 반등 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 따른 이익 증가와 함께 점유율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