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내결제 적용된 한국게임, 배보다 배꼽이 크다

인앱수수료=엔씨 3468명, 넷마블 6252명 추가 고용
중소 업체 60%인 게임 업계..인앱 수수료 더 심각
중소기업 앱수수료(1.58억), 종업원 급여(1.85억)수준
  • 등록 2020-09-22 오후 2:23:09

    수정 2020-09-23 오전 12:02:44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구글 인앱 결제 정책 변경에 대한 사업자와 소비자의 인식조사 발제자료 중 일부(출처: 고려대 정윤혁 미디어학부 교수)


우리나라에 앱 백화점(마켓)이 등장한 것은 2009년 KT가 아이폰을 국내에 출시한 이후다. 애플이 폐쇄형 앱 백화점 ‘애플앱스토어’를 열었고, 뒤이어 구글이 개방형 OS라 불리는 안드로이드 기반 앱 백화점 ‘구글플레이’를 출시했다.

이처럼 앱 백화점들이 한국에 생긴지 10년이 막 지났는데 국내 콘텐츠 생태계는 애플·구글에 종속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콘텐츠 회사들은 애플에 울며겨자먹기로 30% 수수료를 주고 인앱결제(앱내결제)를 수용했고, 구글 역시 국내 게임회사들에 대해 비슷한 정책을 쓰고 있다. 또, 구글은 게임뿐 아니라 음원·웹툰 등 모든 콘텐츠에 대해 2021년 8월부터 인앱결제를 게임에서처럼 강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8월부터 구글이 인앱결제를 확대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이미 인앱결제가 적용된 게임산업을 보면 걱정이 커진다.

개발자 블로그에서만 소개된 구글 정책 변경

공식적으로 구글은 인앱 결제 강제 정책 확대를 발표한 적 없다. 다만, 구글은 개발자 블로그에서 빌링 라이브러리 버전3을 소개한 뒤, 2021년 8월부터 모든 신규 앱은 이를 활용해야 하고, 11월부터는 기존 앱도 모두 새 버전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선포했다.

구글코리아는 이에 대해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 없다’고 했지만, 구글 개발자 블로그의 내용으로 내년 8월이후 인앱결제가 강제되고 수수료도 인상된다는 걸 알 수 있다. 게임앱뿐 아니라 전체앱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30% 지급 수수료, 너무 많다

애플과 구글이 받는 앱 백화점 입점비(수수료) 30%는 큰 금액이다.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하는 뒤끝의 권오현 대표는 “애플과 구글에 내야 하는 게임산업의 30% 수수료는 네이버가 15%, 카카오가 8%의 영업이익률을 내는 걸 고려하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도 “소프트웨어 사업이라고 해도 30%는 너무 높다”고 말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이 60%인 게임 업계..앱 수수료 문제 심각

권 대표는 “대한민국 게임 업체 60%가 5인 미만 사업장이고 매출의 59%를 3N(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13개 상위 업체가 독식한다”며 “일반적인 게임 업체들은 수수료를 버티기 어렵다. 입법 전문가는 아니지만 법정 최대 이자율이 있듯이 플랫폼의 최대 수수료율을 강제하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것이 어렵다면 (토종 앱 마켓인) 원스토어 같은 걸 키우는 일일텐데 실질적으론 쉽지 않다”고 말했다. 원스토어의 1대 주주는 SK텔레콤, 2대주주는 네이버이고 앱수수료를 20%로 낮추면서 외부결제 시 5%까지 낮춰 받고 있다.

▲‘구글 인앱 결제 정책 변경이 미칠 경제적 영향 분석 및 추정(게임산업을 바탕으로)’(출처: 이태희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장/교수


인앱수수료=엔씨 3468명, 넷마블 6252명 추가 고용 수준


구글과 애플의 앱수수료(30%)로 인한 게임 업계의 어려움은 이태희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장(교수)의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어제(21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홍정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태희 국민대 교수는 아이지에이웍스의 시장 점유율, 각사의 재무제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 등을 기반으로 추정한 구글 인앱 결제가 미친 게임업계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인앱수수료가 상위 게임업체의 경영을 위협하진 않지만, 연구개발비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모바일게임의 해외 진출이 많은 넷마블은 인앱결제수수료(6074억원·추정)가 경상연구개발비(4589억원)보다 훨씬 많았다.

또, 인앱수수료 금액으로 추가 고용 가능한 인원을 살폈더니 엔씨소프트(2997억원·추정)는 3468명을 추가 고용할 수 있었고, 넷마블은 6252명을, 컴투스(1395억원·추정)는 2221명을 추가로 고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구글 인앱 결제 정책 변경이 미칠 경제적 영향 분석 및 추정(게임산업을 바탕으로)’(출처: 이태희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장/교수)


인앱 수수료 부담은 하위 게임 업체에 더 심각했다. 이태희 교수가 하위에 속하는 600여개 게임업체의 중간값에 해당하는 가상기업을 기준으로 조사하니 이들에게 게임수수료는 적자 구조를 초래하는 회피불가능한 비용이었다.

이 교수는 매출 5.6억원, 종업원수 4.8명의 가상기업(하위업체 중간값 해당 기업)을 기준으로 살펴보니 앱수수료(1.58억원, 매출액의 30%)는 종업원 급여(1.85억원)에 버금가는 금액이었다.

이태희 교수는 “정부는 다양한 지원을 통해 콘텐츠 스타트업을 지원하려 하지만 최소한 모바일 게임산업의 경우 평균의 스타트업은 애초부터 경쟁을 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구글, 애플의 주장처럼 인앱 결제가 갖는 이점이 있다 해도 혁신이 일어나야 할 모바일게임시장에서 부담이 이처럼 크다면 선순환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 '열애' 인정 후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