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 중인 특수본의 무게는 막중할 수밖에 없다. 특수본은 이번 주 중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등 보강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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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청장은 12일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경찰의 부실대응 의혹 감찰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된 데 대해 “수사 상황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청장은 “사고 당일 청장의 동선은 사실 그대로 언론에 공개했고 특수본에도 참고인으로 휴대폰을 제출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서도 청장은 대상이 될 것이라 일련의 남은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자체적으로 특별감찰팀을 꾸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경찰의 대응 적절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 11일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대면해 조사하고 같은 달 28일 자료를 특수본에 넘겼다. 다만 윤 청장에 대한 감찰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조직이 경찰청장의 지휘·감독을 받는 구조라 감찰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된 셈이다.
윤 청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상황 마무리가 되면 책임에 맞게 처신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제복 공직자로서 30년 이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상응하는 판단을 할 수 있다”며 “우선 이 상황을 수습하고 국민신뢰 회복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참사 유족들이 책임자로 지목한 이상민 장관도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자진 사퇴 거부’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이 ‘해임건의안이 통과됐는데 거취 표명 계획 있나’라고 묻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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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선’들의 버티기 속, 특수본 수사는 중대 분수령을 맞은 상태다. 특수본은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이 전 서장에 대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재신청할 예정이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차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추가할지를 검토 중”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 중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법원에서 기각된다면 특수본 수사의 동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 ‘윗선’ 수사는 더욱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경찰 안팎에서는 특수본이 이미 수차례 압수수색과 광범위한 참고인 조사로 증거와 진술을 최대한 확보했지만, 법원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에 다소 회의적 시각을 드러낸 터라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이 전 서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따라 특수본 수사의 명운이 걸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특수본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책임을 물어야 하는 몸통이자 ‘첫 단추’인데 제대로 안 끼워져 부담인 상황”이라며 “만에 하나 영장이 기각되면 책임 규명과 참사 원인을 밝히는 특수본 수사에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윗선 수사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특수본은 법리를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는 쪽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여러 정부 기관의 피의자들에 과실범 공동정범으로 엮는 법리를 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특수본은 핼러윈 위험분석 보고서 삭제 혐의로 구속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과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경정)을 오는 13일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이태원 참사 책임 소재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이후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