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가 가장 필요한 곳은 군대"

심만수 살림출판사 대표
국내 첫 문고 500호 내 출판 대중화 앞장
국내 필자로만 책 꾸려 작가 육성 이바지
"4~5000권 이상 낸 프랑스 끄세즈 부러워"
원로 학자·작가 책 엮은 라이브러리 문고 출간 계획
  • 등록 2014-10-15 오후 4:26:37

    수정 2014-10-16 오전 8:09:17

심만수 살림출판사 대표(사진 맨 왼쪽)가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연 살림지식총서 500호 출간 기념회에서 “우리 아버지들처럼 마음 속에는 사랑이 있는 속정 깊은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출발해 문고 기획을 시작했다”고 말했다(사진=애플트리)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500호의 문고를 내 한국 출판의 대중화에 앞장서 온 심만수 살림출판사 대표가 문고가 가장 필요한 곳으로 “군대”를 꼽았다.

그 이유로는 “군 생활을 썩는 시간으로 여기는 분위기 속에서 사병들이 책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교양을 쌓아갈 때 개개인이 모인 병영의 문화가 바뀔 수 있다”며 “군대 특성상 두툼한 책은 읽기 어려워 병영 독서운동을 펼칠 때 가장 적합한 책이 문고”라는 점을 들었다.

심 대표는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연 살림지식총서 500호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500호를 출간하며 꾸는 꿈이 병영문고”라며 “장병의 건빵주머니마다 지식총서가 들어 있어 이를 통해 개개인의 전공과 취향을 폭넓게 만족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살림출판사는 6년 전부터 해병대 등 병영에 연간 7~8만 부의 총서를 기부해왔다.

독자들이 지니고 다니기 편하게 작게 만들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분량을 적게 해 낮은 가격에 내놓은 게 문고다. 심 대표는 “1970년대만 해도 문고가 참 많았는데 어느 순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란 말처럼 그 많던 문고가 사라져 시장에서 찾기 어려웠다”며 “탐구당과 을유문고 등 좋은 옛 문고들을 되살려보자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옛 이야기를 꺼냈다.

그렇게 시작한 게 살림지식총서다. ‘미국의 좌파와 우파’란 미국시리즈를 주제로 2003년 1호를 냈다. 인문을 비롯해 정치·사회·경제·과학 등 8개 분야에 걸쳐 최근 500호를 냈다. 300호를 넘기지 못하는 국내문고 시장에서 500호를 낸 곳은 살림출판사가 처음이다. 해외 저작물이 국내 도서시장에 7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국내 필자로만 책을 꾸렸다는 점에서 의미도 크다. 심 대표는 “4~500권 이상 출고된 프랑스 끄세즈나 일본 이와나미 문고 등이 부러운데 이처럼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살림지식총서는 12년 동안 250만 부가 팔렸다. 최근 낸 500호 ‘결혼’을 제외한 499호 중 독자의 사랑을 많이 받은 책은 최강식이 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박명수의 ’색채의 상징, 색채의 심리‘ 등이다.

최근작인 ‘결혼’은 현 한국사회에서 고민거리가 된 결혼 문제를 다뤄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저자인 남정욱 숭실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는 “우리의 결혼 문화는 눈높이가 너무 높아져 있고 굉장히 왜곡된 부분이 있다”며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가 생겼고, 그 원인을 일자리 문제 등 경제의 문제 탓으로만 돌리는데 이를 넘어 개인의 인식 변화가 이뤄져야 결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접근했다”고 집필 의도를 설명했다.

살림출판사는 문고의 다음 키워드로 ‘원로’를 잡았다. 심 대표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학자나 작가들의 책이 도서관의 서가에 먼지 쌓인 채 방치되는 게 안타까웠다”며 “원로 작가나 학자들의 책이 사라져 가고 있어 이들의 라이브러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살림지식총서 501호는 오는 11월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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