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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경계영 기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완성의 마지막 퍼즐인 GTX-B노선이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를 통과하면서 철도 역 인근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서울 접근성이 떨어졌던 인천 송도와 남양주 부동산시장이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이 일대 주택시장은 이미 예타 통과 발표 이전부터 주요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등 한껏 기대감이 고조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앞으로 기본계획 수립 용역, 교통·환경영향평가, 사업자 선정 등 착공까지 많은 관문이 남아 있는데다 주민 반대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어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년만에 통과…송도~서울역 이동 ‘1시간22분→ 26분’
기획재정부는 21일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개최해 GTX-B 노선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13개 정거장(총 길이 80㎞)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5조7350억원이다. 개통 시 평균 시속 100㎞로 운행해 송도부터 서울역까지 26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기존 광역 교통버스를 통해 1시간 22분이 걸리던 시간이 1시간이나 앞당겨지는 셈이다. 또 여의도~청량리(35분→10분), 송도~마석(130분→50분) 구간도 이동 시간이 대폭 줄어든다.
GTX-B노선은 2014년 2월부터 예타를 시작했으나 그동안 경제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반려돼 사업이 지지부진하기만 했다. 올해 1월 정부의 예타 면제 대상에서도 제외되기도 했다. 이와는 달리 GTX A노선은 올 초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3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GTX-C노선은 지난해 12월 예타를 통과해 2021년 착공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준공 이후 2030년 기준 하루 평균 29만명이 GTX-B노선을 이용하고, 승용차 통행량이 하루 4만4000대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건설 기간 동안 7만2000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송도·중랑구 상봉동 등 기대감↑…착공 시기 지켜봐야
교통망이 대대적으로 개선되는 철도 역 인근 주택시장은 기대감이 무르익은 분위기다. 아직 구체적인 정거장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철도역이 들어설 예정인 인근 집값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걷어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중랑구 상봉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송도~망우 간 철도 구간은 신규 건설된다는 소식에 망우역 인근 건영2차 아파트 호가는 지난해 말 4억원 후반대에서 최근 최고 6억3000만원까지 올랐다”며 “기존 집값 자체가 워낙 낮아 수익률은 강남 대비 높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퍼스트파크’ 전용 84m²의 이달 현재 시세는 최고 7억5000만원으로 연초에 비해 5000만원 가량 올랐다. 송도 S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가 1~2년 된 신축 아파트는 30평 기준(전용 84㎡) 최고 7억원 이상으로 많이 올랐는데 매물이 귀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5000만~1억원 이상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GTX-B노선에 뒤늦게 포함된 남양주 마석 일대 집값도 들썩거릴 조짐이다. 남양주 마석역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평소 매매문의가 많지 않은데 오늘 하루에만 예타 통과로 토지 보상이나 집값을 묻는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예탁 조사 통과가 사업의 첫 단추에 불과한 만큼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앞으로 적격성 조사, 기본계획고시,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토지보상심사 등 거쳐야 할 관문이 많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내에서는 청량리와 상봉·망우동 일대가 경기권에서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싸고 교통이 불편했던 남양주 마석과 인천 송도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다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돌발변수가 많고 그동안 대형 교통망 사업은 예타 통과 이후 지연된 사례가 워낙 많아 사업 진행을 잘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