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르노삼성 CEO 제롬 스톨 “韓, 그룹 내 위상 크지만..”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인터뷰]
“르노삼성 R&D 경쟁력 그룹 내 최고 수준이지만 효율 높여야”
“車부품 분야 LG가 앞서지만 삼성과도 언제든 협력할 수 있어”
“내년 초 출시 탈리스만, 한국서 국내 고객 위해 만든 모델”
  • 등록 2015-09-16 오후 5:00:00

    수정 2015-09-16 오후 5:00:00

[프랑크푸르트(독일)=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초대 최고경영자(CEO)인 제롬 스톨(Jerome Stoll) 르노그룹 부회장이 현 르노삼성에 칭찬과 함께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스톨 부회장은 15일(현지시간) 독일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개막일에 한국 기자들을 만났다. 지난 2010년 11월 방한 기자간담회 이후 4년10개월 만이다. 약 40여 분 동안 르노삼성을 둘러싼 각종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톨 부회장은 2000년 르노의 삼성자동차 인수 때 초대 CEO로 부임해 2006년까지 현재의 르노삼성의 기틀을 닦은 지한파다. 현재는 르노그룹 판매·마케팅 부회장이자 성과관리 최고책임자(COP)로 특히 그룹 내에서 다른 해외법인·계열사와 경쟁해야 하는 르노삼성에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초대 르노삼성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제롬 스톨 르노 판매·마케팅 부회장이 15일(현지시간) 독일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한국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형욱 기자
“기흥연구소 R&D 능력 그룹 내 최고”

스톨 부회장은 르노삼성의 그룹 내 위상에 대해 “르노삼성 기흥연구소의 역량은 프랑스 본사 연구소 다음”이라며 “시험시설 같은 인프라를 빼면 사실상 동등하다”고 말했다.

르노그룹은 동유럽과 인도 등 전 세계 각지에 연구소를 두고 있다. 규모 면에서는 국내가 세 번째이지만 그 역량은 본사 수준이라는 것이다.

실제 르노삼성 본사 연구소는 주요 모델을 기흥연구소와 함께 개발한다. 르노의 두 번째 중국 진출 모델로 예정된 새 D세그먼트(중형) 크로스오버와 내년 상반기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에 판매 예정인 글로벌 중형차 ‘탈리스만’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그룹 내 각 지역의 연구소와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 경쟁에서 이긴 셈이다.

지분 상호 교환으로 관계를 맺은 르노-닛산그룹은 연간 900만대 전후의 완성차를 판매하는 세계 4위 자동차 회사다. 르노-닛산의 일원인 르노삼성은 사실 연간 최대 생산·판매능력이 30만대로 전체의 3% 수준이다. 판매량이 곧 경쟁력인 자동차 업계에서 이처럼 작은 비중의 계열사가 신차 개발 비중이 높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013년 회사가 경영난을 맞자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회생 계획을 승인했다.

스톨 부회장은 “한국은 르노삼성 기흥연구소의 경쟁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완성차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필수적인 부품 협력사의 경쟁력도 높다”며 “그룹이 르노삼성을 응원하고 지키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사갈등 우려 줄이고 비용 절감해야”

그러나 언제까지 이 같은 지위를 누릴 순 없다는 경고도 했다.

스톨 부회장은 “현 경쟁력은 뛰어나지만 비용 문제에는 계속 유의해야 한다”며 “인도연구소는 낮은 비용에도 최근 기술력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노사갈등 문제도 꼬집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은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고 노사문제는 때로 힘들다”며 “근로자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타협 않으면 미래는 위태롭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르노삼성 노사가 성숙한 자세로 협상을 타결한 데 대해 임직원 모두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R&D)이 아닌 생산 부문에서도 연산 30만대를 기준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북미수출용 닛산 로그를 생산하고 있고 내년 상반기 중 탈리스만 한국형 모델도 생산한다. 신모델 교체를 준비 중인 QM5도 국내 생산해 해외 수출도 할 계획이다. 닛산이 일본 큐슈공장에서 로그를 추가 생산키로 한 데 대해서도 “곤 회장이 오늘 같은 질문에 미국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으므로 르노삼성 생산일 줄일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초대 르노삼성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제롬 스톨 르노 판매·마케팅 부회장이 15일(현지시간) 독일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한국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형욱 기자
“탈리스만, 韓고객 고려 韓주도 개발”

그는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중형 신모델 탈리스만도 소개했다. 국내에는 일부 사양을 한국형으로 바꾼 국내 생산 모델이 판매된다. 한국형 탈리스만의 공식 명칭은 아직 미정이다.

그는 “탈리스만은 원래 SM5 후속을 염두해 개발한 만큼 초기 단계부터 기흥연구소가 한국 고객을 염두에 두고 개발에 참여해 왔다”며 “큰 인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탈리스만의 개발로 동급으로 분류되는 SM5가 단종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그는 딱 잘라 부인했다.

스톨 부회장은 “SM5는 여전히 한국 소비자에 친숙한 좋은 차로 남을 것”이라며 “SM5는 익숙함, 탈리스만은 새로운 걸 추구하는 소비자가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형 SM5 역시 내년 중 나올 예정이다.

그는 그러나 “르노삼성과 함께 두 차종을 같이 가져가는 게 의미있는지 역시 보고 있다”며 국내 판매 라인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르노삼성의 그룹 내 위상은 물론 지분구조나 회사 명칭 등 큰 틀에서의 변화도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스톨 부회장은 2020년까지로 예정된 삼성 브랜드 사용 계약에 대해 “현재 만족하며 (계약 기간까지)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도 때가 오면 삼성과 협의해 의미 있는 쪽으로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현재 르노 지분 80.1% 삼성 지분 19.9%로 구성돼 있다.

당장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삼성과 자동차 산업 측면에서의 협력을 검토한다고도 했다.

그는 “삼성과 협력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르노의 자체 분석 결과 현재로선 기술력 면에서 비슷한 LG의 자동차 산업 이해도가 더 높아 함께 일하기 좋은 편이지만 변화의 여지는 있다는 설명이다.

“中잠재력 여전히 커.. 공세 나설 것”

르노그룹의 경쟁력 자신감도 내비쳤다.

르노삼성은 이번 모터쇼에 주력 모델인 준중형급 메간 신모델과 새 중형 모델 탈리스만을 공개했다. 이 반면 다른 브랜드에서 선보인 미래형·친환경 콘셉트카는 부각하지 않았다.

그는 이에 대해 “우리는 이번 모터쇼를 통해 당장 판매할 메간과 탈리스만이라는 두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며 “다른 브랜드가 미래형 콘셉트카를 내놓은 것은 당장 실제 판매할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르노는 앞선 파리모터쇼 때 주력 소형차 끌리오 신모델 출시 때 전시관 부스 전체에 끌리오 한 차종만 전시하는 등 메시지를 간결화하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전기차 분야에서 세계 1위이고 자율주행 기술도 계속 연구 중이어서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자동차 기술은 현실로 구체화해야지 이론적인 건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서도 이 시장 진출 계획도 이어간다.

중국 내 공장이 없는 르노는 올 연말 가동을 목표로 현지 조립공장을 짓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은 높은 관세 때문에 진출을 위해선 현지 공장이 사실상 필수다.

스톨 부회장은 “단기적으로는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가 팔리고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연말이나 내년부터 현지 공장을 가동해 준중형(C)·중형(D)급 크로스오버를 생산·판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노 탈리스만. 르노삼성 제공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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