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LG유플러스 인접대역 5G 주파수(3.5㎓ 대역 20㎒ 폭, 3.4㎓~3.42㎓)경매를 막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공문을 제출해 3.7㎓ 대역 40㎒ 폭에 대해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요청한 것이다. SKT는 ‘절박한 심정으로 요청했다’고 하지만, 이번 조치로 KT는 사면초가에 빠지게 됐다.
SKT가 추가 할당을 요청한 5G 주파수(3.70㎓이상에서 40㎒ 폭)는 SKT가 사용중인 주파수(3.60㎓~3.70㎓)의 인접대역이기 때문이다. 즉, SKT로선 예정에 없던 주파수 대가를 내더라도 경쟁 대응을 위해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5G 주파수가 LG유플러스(3.42㎓~3.50㎓)와 SKT 사이에 끼여있는 KT(3.50㎓~3.60㎓)로선 정부가 SKT 요청을 받아들여도 실익이 없다.
추가 매물로 나오는 주파수도 KT 인접대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접대역은 장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속도를 올릴 수 있어 투자비가 아예 안들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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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관계자는 “서비스 품질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주파수를 어느 한 사업자만 공급받게 되었을 때에 다른 사업자는 아무리 대응 투자를 위한 노력을 해도 일정기간 동안은 근본적인 품질(데이터 속도) 차이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추가 주파수 할당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부에 요청한 3.7㎓ 대역 40㎒ 폭이 함께 경매에 나온다면 한 덩어리(LG유플러스 인접 20㎒ 폭)가 아닌 세 덩어리(총 60㎒ 폭)가 나오는 셈이어서 예전보다 공정해진다는 논리다.
원래 정부는 위성통신 등과의 혼신을 이유로 2023년 이후 3.7㎓~4.0㎓ 300㎒ 폭에 대해 할당하려는 계획이었으나, 3.7㎓ 대역중 40㎒ 정도는 당장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KT는 이미 삼성의 200㎒ 폭 장비를 구축하기 시작해 추가로 이번에 주파수를 갖게 되면 LG유플러스-화웨이 장비와 나름 경쟁할 수 있게 된다”고 확인했다.
방법 고민중이라지만…KT는 사면초가
KT 관계자는 “SKT의 추가 주파수 할당 요구에 반대하진 않는다”면서도 “우리도 이용자 편익과 산업 생태계를 위해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T로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화웨이 장비로 교체하는 것외에 당장 대안은 없다”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공식 자료를 내고 “SKT가 공문을 통해 요청한 40㎒ 추가할당 건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 및 정책을 토대로 관련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검토하여 답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대한 신속하게 검토한다’는 의미를 두고, 소비자 편익이나 공정경쟁, 산업생태계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 없이 새 정부 출범 전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열린 한 공식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SKT의 추가 할당 요청에 대해) 검토해하겠다. 아직 자세한 보고는 듣지 못했다”면서 “논의를 좀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LG유플러스가 요청한 5G 인접 대역 주파수 경매와의 병합 여부를 묻는 질의에도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