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폭행’ 유발한 노인혐오…범죄 계속 늘지만 ‘속수무책’

20대女 “노인이 옆에 서 있어 놀라 범행”
5년간 61세 이상 노인 피해자 7.4% 증가
젊은층 중심 ‘노인혐오’…“세대갈등 완화 노력 절실”
  • 등록 2022-05-30 오후 4:52:59

    수정 2022-05-30 오후 9:34:44

[이데일리 조민정 김형환 기자] 최근 지하철 9호선에서 60대 남성의 머리를 휴대전화로 가격한 20대 여성 A씨가 법정에서 ‘노인 혐오’를 고백했다. 그는 간호조무사 실습을 하면서 노인에 불편한 감정을 갖게 됐는데, 사건 발생 당시 지하철에서 피해자가 바로 옆에 서 있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했다. A씨 주장의 진위를 떠나, 젊은 세대층의 ‘노인 혐오’가 사회적 문제로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노인 혐오’는 세대별 갈등양상의 한 단면이다. 온라인에선 ‘틀딱(틀니 딱딱거린다)’, ‘노인충’, ‘연금충(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 비하)’ 등 노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젊은 층들의 일상용어로 자리 잡았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은 노인 차별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개 국 중 2위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 6일 김주현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가 실시한 20~50대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030세대의 87%, 4050세대의 82.7%가 노인 혐오 표현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61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크게 늘었다. 30일 법무부에 따르면 2020년 61세 이상 범죄 피해자는 12만9011명으로 2015년(9만5243명)에 비해 35.5%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범죄 피해자수(2015년 92만4694명→2020년 92만6157명)가 거의 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인 범죄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노인들은 상대적으로 물리적인 힘이 약해 범죄에 노출될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위험이 크다. 이날 새벽 5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도 70대 여성을 폭행하고 지갑을 뺏으려 한 30대 남성 B씨가 붙잡히는 일이 발생했다. B씨는 지하철에서 교통카드를 충전하던 피해자의 뒤로 다가가 가방을 발로 차고 목을 조르며 지갑을 빼앗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의 비명을 들은 지하철 역무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B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며 젊은 층이 노인들을 무시하는 양상 또한 심화되는 만큼 세대 갈등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절실해졌다고 강조한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젊은 층들은 노인들이 사회적으로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범죄 표적으로 삼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개선을 위한 사회적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국 노인 대상 범죄는 세대 간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서로 연대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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