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끝까지 금리 인상…"타이밍 놓치면 훗날 더 큰 비용 치러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송별간담회 모두말씀
"높은 물가 오름세 상당기간 이어질 것"
금리 결정 회의만 76회…"쉽게 이뤄진 결정 한 번도 없어"
양극화·환경 파괴, 중앙은행 역할 확대에 사회적 합의 필요
  • 등록 2022-03-23 오후 4:00:00

    수정 2022-03-23 오후 4: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임기 종료 일주일을 앞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끝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외쳤다.

이 총재는 23일 출입기자단과의 송별간담회 모두말씀을 통해 “금리 인상이 경제주체들에게 금융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인기 없는 정책이지만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함은 과거 정책 운용의 경험으로부터 우리가 얻은 교훈”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계속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며 “작년 8월 이후 선제적으로 대응해 잠시 금리 정책 운용의 여유를 갖게 된 점은 다행이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세계 경제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그야말로 불확실성이 상시화되는 세상이 돼버렸다”며 “불확실성에 따른 정책 수행의 어려움은 앞으로도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43년간 한은 근무로 최장 기간 근무라는 기록을 남겼다. 총재로서도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연임한 유일한 총재로 남게 됐다. 한은 총재 자리는 한 차례만 연임이 가능해 3월말 퇴임이 불가피하다.

그는 “8년을 뒤돌아보니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취임 보름 만에 세월호 참사를 겪었으며 메르스 사태, 브렉시트,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에다 일본 수출 규제 그리고 코로나 위기에 이어 최근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주재한 금통위 회의를 세어보니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만 총 76회이고 이중 고심 없이 쉽게 이뤄진 결정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통화정책이라는 것이 정확한 경제상황 진단과 전망에 기초해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높은 불확실성 하에서 더욱이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비경제적 요인에 의한 사건들이 빈발하다 보니 적시에 정책을 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경기 변동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새로운 역할에 대한 요구가 과도할 경우 중앙은행의 기본 책무인 물가안정이나 금융안정을 지키기 어려운 딜레마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다고 양극화, 불평등, 환경 파괴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어려움을 마냥 외면할 수도 없다. 중앙은행의 역할이 어디까지 닿아야 할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계 중앙은행, 국제기구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워낙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국제 공조의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위상도 높아진 만큼 그에 상응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 이사직을 수행한 것이 세계 선진 중앙은행과 의견을 나누고 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후임 총재와 한은 임직원들이 어려운 경제상황에 슬기롭게 대응해 나가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차기 한은 총재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을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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