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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2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성명 발표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3~3.25%에서 0.75%포인트(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기준금리는 15년 만에 최고 수준인 3.75~4%로 올랐다.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로 현재 한국 기준금리 3%와 1%포인트 차이가 난다. 금융권에서는 미국과 기준금리 차로 한은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인 오는 24일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연준의 인상 폭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 4%대 수준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가계대출 금리도 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금리는 지난달 말부터 들끓었다. 시장금리의 바로미터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1일 기준 4.462%로 9월 말 4.185%에 비해 0.277%포인트 치솟았다. 혼합형 주담대 준거 금리인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도 9월 말 4.851%에서 지난달 21일 5.467%로 0.616%포인트 급등했다.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9월말 4.730∼7.141%에서 수준이었으나, 5.349%~7.22%으로 상승했다. 실수요 대출로 불리는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의 금리도 상단이 7%대를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대출금리 9% 돌파 초읽기…4억 빌리면 월 이자 200만원 ‘훌쩍’
업계에서는 한은 기준금리가 4%가 된다면 시장금리 상단은 9%에 육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차주의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연 8%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월 원리금 상환금액은 약 294만원으로 불어난다. 1년 납부 이자 평균액은 2189만원에 이른다. 연 9%까지 금리가 오른다고 치면 원리금 부담액은 322만원으로, 월 300만원을 넘게 내야 한다. 연 평균 납부 이자는 약 2592만원이다. 한 달에 이자만 216만원 가량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환율 상승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24일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최소 50bp 정도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더군다나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금리 인상 기조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서 교수는 “기준금리가 0.5% 포인트 인상하게 되면 은행의 대출 금리는 통상 0.55%포인트 이상 올라간다고 본다”면서 “그렇다면 연말에는 주담대 금리가 8.5% 이상 가게 될 것이고, 이후 연준의 추가 인상폭이 반영되면 내년 1분기 중에는 주담대 금리가 9%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미 FOMC 정례회의 주요 결과 및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회사채·단기자금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향후 우리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그 어느때 보다도 높은 경계감을 유지하며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