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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의 모범생인 신한은행이 전하는 대출 관리의 핵심 비법이다. ‘총량 관리의 신한’을 만든 조경선 개인그룹장(부행장)은 지난 2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금리를 높이고 대출을 얌체같이 내줘 신한은행이 한도를 남긴 게 아니냐는 오해부터 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은행에서 유일한 가계 여신 담당 여성 부행장이다. 적절한 자금 관리로 9월부터 속출한 대출 중단 사태에서 신한은행을 빗겨서게 한 ‘1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신한은행이 관리 무기로 삼은 것은 고금리 운용 기조가 아니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월평균 금리는 5대 은행 중 신한은행이 3월(2.8%), 4월(2.69%), 5월(2.56%), 6월(2.55%) 제일 낮다.
조 부행장이 제시한 제1의 비법은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다소 추상적인 기조였다. 이는 어떤 경우에도 ‘대출 중단’ 사태를 고객이 맞게 해서는 안 된다는 대원칙이다. 기업대출에 맞춰 가계대출을 내줘야 하는 은행자본관리규제(신바젤3)에 적응하지 못해 지난해 연말 가계대출을 일시 중단했던 뼈아픈 경험에서 나온 교훈이다. 당연히 무리하게 ‘과속 대출’을 하다 대출 중단이 생기는 것을 막는 브레이크로 작용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주담대 관리 계획을 세울 때 좀 더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을 내렸다. 조 부행장은 “대출 상품군별로 과거 몇년치 데이터를 보고 월별 증가치를 기획했다”며 “이때도 타행을 포함해 전 은행의 가계대출 흐름을 파악했고 비대면이나 창구를 통해 들어오는 대출 수요도 세심하게 살폈다”고 말했다.
조 부행장은 “본부 수준에서 경고 차원의 분기나 반기별 가계대출 목표치가 있기는 했지만, 영업점이나 지역본부마다 ‘대출을 얼마씩하고 얼마를 넘으면 안 돼’라는 식의 한도는 없었다”며 “지점별 한도로 관리하다 보면 영업점에서 대출고객을 선별하거나 돌려 보낼 수밖에 없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부행장은 “내년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치는 당국에 4~5% 범위로 제출했다”며 “통상 특별한 프로모션이나 금리를 건드리지 않더라도 4%는 성장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조심하지 않으면 오버슈팅(과속)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보수적 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