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영국 유력 매체인 선데이타임스(더타임스의 일요판)는 한달이 채 남지 않은 한국 대선을 두고 “민주화 이후 35년 대선 역사상 가장 역겹다”고 질타했다.
선데이타임스는 “한국은 케이팝, 오스카상 수상,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은 문화를 수출한 나라”라면서도 “지금 서울에서는 영화 ‘기생충’보다 더 생생하게 엘리트들의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는 쇼가 진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매체는 “후보들의 선거에는 후보 부인들도 끌려들어 갔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혜경씨의 이른바 ‘과잉 의전’ 논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7시간 녹취록’ 등을 그간 제기된 의혹들을 상세히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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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연세대 동아시아 전문가인 존 델러리를 인용해 대선 분위기가 이렇게 된 이유를 진단하기도 했다.
델러리는 “한국 정치는 그간 피튀기는 경쟁이었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싸움판에 쓰이는 정책 토론은 거의 없어졌다. 그래서 초점이 후보자, 배우자, 가족을 겨냥한 개인적 공격에 맞춰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선을 두고 쓴소리를 쏟아낸 해외 언론은 더타임스 뿐만이 아니다. 앞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터(WP) 또한 대선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선거지만 추문과 말다툼, 모욕으로 얼룩지고 있다”며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을 내놓았다.
지난 8일 WP는 ”유력 대선후보인 민주당 이 후보는 토지 개발 비리 스캔들에 휩싸였고 국민의힘 윤 후보는 자칭 항문침술사와 연관됐다“며 “다가오는 대선은 ‘비호감들의 선거’라고 불릴 만큼 새로운 역대 최악에 도달한 상태다. 두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끝없이 이어져 유권자들은 지쳐가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온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