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금융 정보 저장소 구축...'금융AI 고도화' 첫걸음

'금융AI 데이터 라이브러리' 구축 추진
저장된 정보 재결합 허용해 AI 활성화
금융 서비스 초개인화...금융 비용 절감
  • 등록 2022-08-04 오후 5:12:21

    수정 2022-08-04 오후 8:54:55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정부가 금융과 비금융 데이터 결합 및 활용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금융 데이터 라이브러리(도서관)’를 구축한다. 금융회사가 여러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더 정교한 고객 맞춤형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되면서, 금융회사는 상품 개발 및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금융소비자는 금융 비용을 아낄 수 있을 전망이다.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금융분야 인공지능(AI) 활용 간담회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앞줄 왼쪽 여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사용한 결합 정보, 금융사는 파기...라이브러리에 저장

금융위원회는 4일 ‘금융분야 인공지능(AI) 활용 활성화 간담회’를 열고 올해 3분기 중 ‘금융 AI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이브러리에 참여하는 금융회사 등에 비식별 데이터(가명 정보) 재사용을 허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금융회사는 신용정보법에 따라 여러 정보를 결합한 후 사용을 완료하면 이를 파기해야 한다. 결합하는 정보가 가명 처리된 것일지라도 여러 정보가 모이면 식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소관인 개인정보보호법에서 비금융 정보의 재사용을 허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금융 정보에 적용하는 규제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금융회사는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많았다. 예컨대 신용카드 회사가 카드 결제 정보와 통신사 위치 정보를 결합해 맞춤형 상품을 만들더라도, 해당 상품을 개발할 때 사용한 정보는 모두 파기해야 한다. 향후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려면 데이터 전문기관에 다시 의뢰해 데이터 결합 및 분석 등 과정을 처음부터 진행해야 한다.

데이터 라이브러리는 이러한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금융회사는 결합 정보를 활용하면 현재와 동일하게 해당 정보를 파기해야 한다. 하지만 정보는 라이브러리에 저장돼 있어 금융회사는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비교하면 절차는 여전히 까다롭지만 금융 정보라는 특성을 감안했다. 또 라이브러리를 한국신용정보원이 운영하도록 함으로써 금융회사가 정보를 꺼내 쓸 때마다 신정원 판단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 정보의 무분별한 활용을 막기 위한 장치다.

(자료=금융위원회)
진정한 ‘초개인화’ 금융 상품 나온다

라이브러리 구축의 1차 목표는 금융 분야 AI 활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양질의 빅데이터를 금융권이 공동 확보해 AI를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연구원이 지난 2월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AI 개발·도입의 가장 큰 제약 요인은 데이터 부족이었다. AI가 학습을 많이 할수록 로보어드바이저, 챗봇, 이상 거래 탐지, 신용평가 및 여신 심사 등을 고도화할 수 있다.

더 정교한 상품 개발도 가능해진다. 거대한 ‘데이터 댐’에서 금융은 물론 비금융 정보까지 활용이 가능해지면서다. 예컨대 카드업계는 지금도 고객군을 세분화해 ‘초개인화’ 상품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고도화한 맞춤형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은행은 대출 이력이 없는 고객에 대해서도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신용 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 보험의 경우 네비게이션 정보와 자동차보험을 결합해 활용할 수 있고, 신용카드 결제 정보로 개별 고객의 위험도 판단도 가능해질 수 있다.

라이브러리에 저장된 정부를 활용하려면 정부가 추진하는 라이브러리 컨소시엄에 참여해야 한다. 라이브러리는 미참여 기관의 고객 정보는 저장하지 않는다. 금융회사는 물론 비금융 회사도 참여할 수 있다. 이미 신용평가회사, 통신사, 소상공인 매출 관리 서비스를 담당하는 데이터 회사 등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된다. 비금융 회사도 라이브러리를 통해 금융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은 결국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며 “라이브러리에 저장된 천문학적인 양질의 데이터를 AI가 학습하게 하고, 이를 통해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회사는 물론 금융소비자도 각종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했다.

AI 개발 위한 물리적 망 분리 허용

금융위는 망 분리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망 분리는 금융회사가 업무망(내부망)과 인터넷망(외부망)을 물리적으로 분리해 운영토록 한 규제다. AI 개발·활용을 위해선 외부 API 활용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불가능해 라이브러리 구축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는 셈이다. 금융위는 금융회사의 AI 개발·활용에 한해 물리적 망 분리 예외를 허용할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서정호 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결합 이용 기관이 보다 자율적으로 데이터를 결합·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합리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국내 금융권의 AI 도입 수준이나 기술을 감안할 때 정책 방향도 당분간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시장과 규제 당국이 긴밀히 소통해 규제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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