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이례적 급등…트럼프 난관 부닥친 이주열(종합)

시장 전문가들 "중립적 금통위…동결 기조"
금통위 기자회견 이후 시장 약세폭 더 커져
국내 장기금리 또 급등…올해 초 수준 도달
  • 등록 2016-11-11 오후 5:14:19

    수정 2016-11-11 오후 5:14:19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신중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의 핵심 키워드는 ‘불확실성’이었다. 쉽게 말해 ‘아직 잘 모르겠으니 조금 더 지켜보자’는 것이다.

한은 금통위가 경기를 보는 시각은 확실히 더 나빠졌다.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내수는 다소 약화됐다는 진단이다. 예전 같으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날 법도 하다.

그럼에도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통화정책 대응이 고민스럽다는 흔적을 곳곳에 남겼다. ‘트럼프 리스크’의 여파를 당장 가늠하기 어렵다는 토로다.

시장 전문가들도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매파(통화긴축 선호)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도 아닌, 중립적인 금통위였다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 “중립적 금통위…동결 기조”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채권팀장은 이날 “11월 금통위는 국내 경제 자체의 요인보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영향을 점검하는 자리였다”면서 “결론은 ‘잘 모르겠으니 통화정책은 중립’이었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이 총재는 트럼프의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그렇다면 적어도 내년 2분기까지는 국내 통화정책은 관찰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은의 정책대응은 더욱 고민스러울 것”이라고도 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팀장은 “국내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트럼프의 공약을 감안할 때 향후 미국에서는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물가 상승이 예상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위험이 있다”고도 했다. 추가적인 통화정책이 가능하려면 금융안정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채권 연구원도 “11월 금통위는 변동성 국면 하에서 관망세를 유지했다”면서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 외국인 자금 흐름, 환율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더욱 신중해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진평 삼성선물 채권 연구원 역시 “미국의 향후 정책이 구체화되는 시점까지 한은의 모니터링은 이어질 것”이라면서 “기준금리 동결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이 총재가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최대 이슈인 이례적인 장기금리 급등세에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왔다. 트럼프의 당선은 곧 불확실성의 증대를 뜻하기 때문에 안전자산인 국채에 투자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당초 예상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 총재가 장중 기자회견을 통해 시장 안정화 조치 언급을 했지만, 별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평가다. 답변이 전반적으로 두루뭉술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국내 장기금리 또 급등…올해 초 수준 도달

실제 이날 이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채권시장의 약세(채권금리 상승) 폭은 더 컸다. 한 시장 참가자는 “금통위에서 별다른 재료를 찾을 수 없다보니 매도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3bp(1bp=0.01%포인트) 상승한 1.508%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3월23일(1.51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8개월 만이다.

장기물 급리는 더 급격하게 올랐다. 10년물 금리는 11.9bp 상승한 1.938%에 마감했다. 연초인 1월29일(1.979%) 이후 가장 크게 오른 수준이다. 미국이 지난해 12월 정책금리를 인상했을 당시 수준까지 도달한 것이다.

초장기물인 20년물 금리는 9.9bp 오른 2.027%에 마감했고, 30년물 금리는 9.6bp 상승한 2.046%에 거래를 마쳤다. 초장기물 금리가 2%대에 오른 건 지난 2월초 이후 9개월여 만이다.

국채선물시장 역시 전날에 이어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3년 국채선물(KTBF)은 전거래일 대비 18틱 내린 110.00에 마감했다. 10년 국채선물(LKTBF)은 무려 116틱 하락한 127.45에 거래를 마쳤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시 내는 호가단위를 뜻한다. 틱이 내리는 건 그만큼 선물가격이 약세라는 의미다.

외국인은 이날 국채선물을 대거 팔았다. 3년 국채선물과 10년 국채선물을 각각 3592계약, 2742계약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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