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계 '여걸' 뭉쳤다…"노들섬에서 열정 불태웁니다"

오페라 연출가 표현진·소프라노 박혜상
21~22일 노들섬서 '세비야의 이발사' 선보여
'연기' 집중하며 완성도 높은 무대 준비
박혜상 "선배들 뒤이어 후배들 이끌고파"
표현진 연출 "오페라 스타 나와 사랑받길"
  • 등록 2023-10-18 오후 6:50:00

    수정 2023-10-18 오후 6:5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저희는 불같아요!”

최근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만난 오페라 연출가 표현진(42)과 소프라노 박혜상(35)은 말 그대로 뜨거웠다. 두 사람은 오는 21일과 22일 이곳에서 펼쳐지는 한강노들섬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로 관객과 만난다. ‘야외 오페라’라는 쉽지 않은 도전을 앞두고 열정을 불태우는 두 사람은 그야말로 ‘여걸’이었다.

한강노들섬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연습 장면. 로지나 역의 소프라노 박혜상(오른쪽)을 비롯한 성악가들이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세비야의 이발사’는 ‘오페라 부파’(Opera Buffa, 희극 오페라)의 거장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의 대표작 중 하나다. 젊은 귀족 알마비바 백작이 우여곡절 끝에 사랑하는 평민 여인 로지나(박혜상 분)와 결혼하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이번 공연은 서울문화재단이 오페라가 낯선 서울시민을 위해 선보이는 무료 야외 공연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오페라 입문자를 위해 쉽게 만든 작품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입문자용’이라고 어설프게 오페라를 만들진 않았어요. 오페라 입문자용일수록 더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니까요.” (표현진 연출)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그리고 저는 특정 작품에 의미를 두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요. 이 작품 또한 새로운 팀, 새로운 관객과 만나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어요.” (박혜상)

표현진 연출은 성악을 전공한 여성 오페라 연출가다. 최근 예술의전당 ‘투란도트’를 통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지닌 오페라를 선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박혜상은 2020년 아시아 출신 소프라노 최초로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과 전속계약을 맺은 주인공.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베를린 슈타츠오퍼, 영국 글라인본 페스티벌 등 세계 오페라 무대를 누비고 있는 성악가다.

한강노들섬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의 표현진(왼쪽) 연출, 로지나 역 소프라노 박혜상. (사진=서울문화재단)
두 사람은 2011년 국립오페라단 ‘사랑의 묘약’에서 조연출과 단역으로 만난 경험이 있다. 표현진 연출은 “그때부터 ‘박혜상, 박혜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지금보다는 조용한 편이었지만 그때도 (박혜상 만의) 유니크한 색깔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12년이 지나 한 작품으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그 누구보다 끈끈한 ‘동료’로 작품을 향한 같은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연기’다. 흔히 오페라에서 노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두 사람의 생각은 노래 못지않게 연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공연 또한 연기에 집중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예고한다.

“저에게 노래는 ‘위로’였어요. 오페라를 할 때도 저는 제가 맡은 캐릭터가 어떻게 살아왔고 마음속에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는지 고민하게 돼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도 캐릭터의 감정 표현에 대한 궁금증에 ‘왜?’라는 질문을 연출님에게 많이 던졌죠. 하하하.” (박혜상)

“성악가가 인물의 감정을 안 느끼면서 어떻게 세레나데를 부를까요? 오페라가 재미없다면 그건 노래만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성악가들, 그리고 합창단원들을 ‘가수’가 아닌 ‘배우’라 불러요. 저희는 ‘극’(劇)을 만드는 사람들이니까요.” (표현진 연출)

한강노들섬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연습 장면. 표현진(가운데) 연출이 연출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박혜상이 한국에서 오페라를 공연하는 것은 무려 7년 만이다. 이제는 ‘월드 클래스’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박혜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박혜상은 “조수미, 신영옥, 홍혜경 등 훌륭한 선생님들이 제 앞에 있었기에 저 역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제 후배들도 저보다 더 멀리 가면 좋겠고, 저 역시 그렇게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표현진 연출은 박혜상 같은 오페라 스타가 더욱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작품을 할 때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성악가는 누구일지 고민해요. 오페라에서도 톱스타가 나온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분이 오페라를 찾아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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