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모건스탠리發 주가 논란` 하루만에 잠재운 삼성전자

모건스탠리·국내 증권사 모두 "낸드 가격은 하락"..수요 전망은 의견 갈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삼성전자, 공급 과잉 안 놔둘 것
  • 등록 2017-11-28 오후 4:14:44

    수정 2017-11-28 오후 4:20:56

(출처: 마켓포인트)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지난 27일 주식시장이 문을 열자 삼성전자 주가가 무섭게 추락하기 시작했다. 주가는 좀처럼 만회하지 못한 채 종가 기준으로 5% 넘게 급락하고 말았다. 하루새 허공으로 사라진 시가총액만해도 18조원이 넘었다. 작년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때나 봤을 법한 하락률이었다.

삼성전자 주가를 떨어뜨린 발단은 모건스탠리 보고서였다. 반도체 업황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연초부터 계속됐지만 시장이 조정을 점치던 절묘한 타이밍에 영향력이 큰 외국계 증권사가 내놓은 업황 둔화에 대한 경고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했다. 충격은 삼성전자에서 끝나지 않았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는 뉴욕증시까지 확산됐고 밤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3% 하락하고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도 각각 6.71%, 3.28% 떨어졌다.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 ADR 가격도 4.5% 나 내려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세계 D램 3분의 2”…제 살 깎아먹을까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을 우려하는 이유는 공급과잉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크게 D램(DRAM)과 낸드(NAND)로 나뉘는데 낸드 가격은 올 4분기부터 하락해 내년 1분기까지 7~15%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공급은 늘어나는데 모바일 데이터 콘텐츠 등 수요가 그에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D램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의 D램 평균판매단가는 내년 4% 오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1분기에만 2% 정도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초까지는 괜찮단 얘기다. 이런 전망에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는 오히려 올렸다. 다만 D램 역시 2019~2020년에는 공급과잉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은 메모리 수요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페이스북·구글·아마존 등이 구축하는 데이터센터가 메모리 반도체의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는데다 세계 D램 시장의 96%를 차지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마이크론 등이 제 살을 깎아 먹으면서까지 공급을 늘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중국과의 기술 격차도 큰 상황이라 중국발(發) 공급과잉을 우려할 필요가 없단 분석이다. 시장에선 D램이나 낸드는 똑같이 베껴서 양산을 하려고 해도 두 달 가량 걸리는데 불량제품을 걸려낸다고 생각하면 더 걸릴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에선 낸드 가격 하락세를 전망하지만 수요가 받쳐주면서 출하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낸드의 평균 판매단가는 전년대비 9%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투자 증가로 삼성전자 낸드 출하량이 51% 가량 증가하면서 낸드 영업이익은 17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9%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모건스탠리가 내년까진 D램 가격이 괜찮다는 전망하에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면서도 삼성전자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시각이 바뀐 것에 대해 의아하단 지적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50.2%를 점유한 세계 1위 업체다. 그 뒤를 SK하이닉스(000660)(26.5%), 마이크론(19%)이 점유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역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중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42%, 낸드가 21%로 반도체부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업황이 나은 D램의 이익 기여도가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3%로 올해(95%)보단 둔화되지만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더구나 삼성전자의 D램 영업이익률은 60.9%에 달한다.

“D램 고점 3~6개월 전에 팔아라” VS “주가 저평가는 여전”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주가 밸류에이션이 10년 평균치인데다 반도체 가격과 주가와 같이 움직인다는 데 방점을 뒀다. D램 가격이 고점을 찍기 3~6개월 전에 주식을 팔기 가장 좋은 시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 시점이 바로 그때란 얘기다. 모건스탠리는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이 1.2배, 주가순이익비율(P/E)이 7배로 10년치 평균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밸류에이션을 보더라도 국내 증권사 시각은 다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올해 주가수익비율 7.6배이고 내년 6.5배로 여전히 저평가 영역에 있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가 잉여현금흐름(FCF)의 절반을 배당으로 사용하기로 한 만큼 이익 증가분만큼 배당수익률이 증가할 것이란 점에서 주가 상승 요인이 있기도 하다. 글로벌 반도체업체 평균 배당수익률 3.3%보다 낮긴 하지만 모건스탠리도 삼성전자 배당수익률이 올해 1.3%에서 내년 2.6%로 두 배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입증이나 하듯 28일 삼성전자 주가는 충격을 딛고 1.22% 반등하며 260만원대 중반(266만4000원)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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