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못 버티겠다"…법원 문 두드리는 美 기업 속출

유가 65% 밀리자 올들어 58개 기업 챕터 신청
강달러에 수급도 비우호적…"내년 절반 파산" 전망까지
  • 등록 2015-12-15 오후 4:38:02

    수정 2015-12-15 오후 4:38:02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유가하락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파산신청하는 석유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저유가에 설비투자를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작년 고점 대비 65% 이상 떨어지자 이를 이겨낼 재간이 없는 상황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석유기업인 큐빅 에너지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파산법원에 ‘챕터11’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챕터11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이 자력으로 회생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해 승인을 받으면 정부 관리하에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는 제도다.

이에 따라 법원이 기업청산보다 정상화가 더 낫다고 판단해 파산보호를 승인하면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큐빅에너지는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에서 원유 및 천연가스를 시추하는 회사다. 유가 하락으로 경영난을 겪자 수년간 인수자를 물색해왔지만 결국 실패했다.

큐빅 에너지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채는 1억2640만달러로 이중 2990만달러는 루이지애나 설비를 담보로 웰스파고로부터 빌린 것이다. 이에 따라 루이지애나 설비에 대한 경영권은 웰스파고가 갖고 다른 자산은 또 다른 채권자인 앵커리지와 코빈캐피탈파트너스, O-CAP 매니저먼트 등에 넘어가게 된다.

큐빅 에너지 뿐이 아니다. 올 들어 에너지 기업 수십 개가 파산위기에 몰렸다. S&P캐피탈IQ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법원에 챕터11이나 챕터7을 신청한 에너지 기업은 총 58개다.

지난달에는 애트나 리소시즈, 패럴렐에너지 등 무려 9개 기업이 신청했고 10월에도 AIX에너지, 앵커포인트 등 8개 기업이 법원 문을 두드렸다.

회생가능성이 있는 ‘챕터11’과 달리 ‘챕터 7’은 기업 회생가능성이 없을 때 자산매각 및 기업청산에 들어가는 규정이다. 지난 2월 그린어스퓨얼을 시작으로 선리버에너지, 악시온서비시즈, 블루워터 인더스트리스, 파이스트에너지, 비레올바이오에너지 등 9개 기업이 챕터7을 신청했다.

앞으로 챕터를 신청하는 에너지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5~16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9년 만에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높기 때문이다. 금리를 올리면 달러는 강세가 될 것이고, 유가는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수급상황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서 감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데다 이란이 경제제재 해제를 앞두고 원유 생산과 수출을 늘리고 있어 공급은 넘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고 있는데, 올겨울은 엘니뇨 현상으로 유례없이 따뜻해 난방용 에너지 수요도 감소세다.

헤지펀드인 센타우루스 어드바이저스에서 일했던 전설적인 에너지 트레이더 존 아널드는 유가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내년 미국 에너지 기업 절반이 파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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