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 발행 시장 위축…하락장에 전환가액 상향은 '전무'

금융위, CB 발행 전환가액 상향 의무화 제도 개선
제도 개선 이후 CB 발행 규모 축소…전년比 48% ↓
전환가 상향 사례 없어…하락장에 전환가 줄줄이 내려
  • 등록 2022-05-18 오후 4:16:16

    수정 2022-05-18 오후 4:23:42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올해 전환사채(CB) 발행 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축소한 모양새다. CB 발행 금액은 작년 대비 48% 쪼그라들었다. CB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상향 의무화 제도 변경 전 대거 CB를 발행했던 지난해 상황과 달라졌다. 게다가 제도 변경이 무색하게 증시 부진으로 인해 전환가액을 다시 상향 조정한 CB 발행사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CB를 발행한 기업은 총 54곳으로, 전년(92곳) 동기 대비 38곳(41.3%) 감소했다. 발행 금액 역시 크게 줄었다. 지난해 1분기 CB 발행 금액은 약 2조1588억원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 CB 발행 금액은 약 1조113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8.4% 줄었다.

2020~2021년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코스닥 기업들이 CB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과 비교해 올해는 CB 발행이 대폭 축소됐다.

단위=억원.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CB는 미리 정해진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채권이다. 전환 전에는 사채로서 확정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전환 후에는 주식으로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CB 발행 기업은 주가가 하락하면 전환가액을 횟수 제한 없이 낮출 수 있다. 일부 코스닥 상장사에서 과도한 전환가액 하향 조정으로 주가 희석에 따른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했다. CB 발행사가 전환가액을 반복적으로 낮추면서 CB 발행 시 공시했던 발행 예정 주식 수보다 많은 물량이 전환돼 기존 주주들이 손해를 입은 것이다.

이를 보완하고자 금융위원회는 CB와 관련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사모 발행 시 전환가 하향 조정 이후에 주가가 다시 오를 경우 전환가를 최초 전환가액까지 상향하도록 의무화했다.

다만 제도 개선이 무색하게도 CB 발행 이후 주가 상승에 따라 전환가액을 상향한 경우는 전혀 없었다. CB 발행 규모가 축소되기도 했고, CB 발행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스닥 기업 주가가 대부분 약세를 기록하는 하락장이 이어져서다.

지난해 말 1000선을 넘었던 코스닥 지수는 현재 870선까지 주저앉았다. 주가가 하락하다 보니 CB 발행사는 기존의 전환가에서 계속해서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CB 리픽싱 상향 의무화 제도는 장이 좋을 때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리픽싱 제도는 주식 관련 사채에 대한 투자자 저변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 유인책으로 도입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 관련 사채 투자는 기업의 신용도와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기본으로, 지나치게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리픽싱 자체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회사에 대한 판단 대신 리픽싱만 보고 투자할 수 있어 다양한 부작용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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