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가 발목…1인당 국민소득, 20년 만에 대만에 추월 당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2661달러…7.7% 감소, 13년래 최대폭↓
명목 국민소득 3.8%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 12.9% 급등탓
대만 3만3565달러보다 낮아…2002년 이후 첫 역전
"원화 변동성 영향, 4만달러 머지않아 달성할 것"
  • 등록 2023-03-07 오후 7:25:00

    수정 2023-03-07 오후 7:28:44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2661달러에 그쳐 20년 만에 대만에 뒤처졌다. 원·달러 환율이 13% 가까이 급등한 영향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국민소득 4만달러’ 목표에 대해서는 “머지않아 달성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002년 이래 처음 대만에 밀려…“원화 변동성 영향”

한은이 7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661달러를 기록해 2021년 3만5373달러에서 2712달러(7.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최대다.

1인당 GNI는 연간 명목 국민총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것으로 국민의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1인당 GNI는 2017년 첫 3만달러 돌파 이후 2018년 3만3564달러까지 올라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2019년(3만2204달러) 미·중 무역분쟁, 2020년(3만2038달러)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2021년(3만5373달러)에는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경기가 회복하고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3% 떨어지면서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1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1인당 GNI 감소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영향이 컸다. 1인당 GNI 감소 금액을 요인별로 분석해보면, 환율 상승이 4207달러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달러 환율은 2021년 연평균 1144원에서 지난해 1292원으로 12.9% 올랐다. 반면 경제성장(896달러), 물가상승(437달러), 국외순수취요소소득(88달러), 인구감소(74달러) 등은 GNI 증가에 기여했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지난해 1인당 GNI는 원화 기준으로 4.3% 증가했다”면서 “지난해 이례적인 환율 상승 영향으로 달러 기준 7.7%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인당 GNI는 원화 기준으로는 4220만3000원로 2021년보다 4.3% 늘었다.

지난해 주요국의 GNI 지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 우리나라 1인당 GNI 순위를 알기 어렵지만,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대만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대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1인당 GNI는 3만3565달러로 우리나라보다 904달러 많았다. 최 부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환율은 12.9% 상승한 반면, 대만은 6.8% 오른데 그쳐 양국간 1인당 GNI가 역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7일 한국은행에서 최정태 국민계정부장이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환율 이례적 급등 없다면…머지않아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

한은은 향후 수년 내에 우리나라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이 이례적으로 급등하지 않는 이상 증가세를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2일 1220.4원까지 내렸던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1300원을 돌파했지만, 이달 들어 1290원대로 하락해 아직까지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 부장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 안팎을 기록하고, GDP 디플레이터가 물가 목표치(2%) 내외로 나오며, 환율이 과거 10년 평균인 1145원 수준을 유지한다면 그리 머지않은 시기에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작년 실질 GDP는 1년 전보다 2.6% 성장해 1월말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했다.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2.1%포인트, 정부는 0.4%포인트로 집계됐다. 순수출은 오히려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내린 반면, 내수는 2.6%포인트 기여했다.

민간소비는 4.3%, 정부소비는 4.1% 성장해 소비가 성장세를 주도했다. 속보치 대비로는 각각 0.1%포인트씩 하향 조정됐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3.2%, 3.7%로 증가했다. 각각 속보치 대비 0.3%포인트,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0.5%, 3.5% 감소했는데, 건설투자는 속보치와 동일했지만 설비투자는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실질 GDP는 1964조8000억원으로 2.6% 성장했음에도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얻는 소득은 감소했다. 실질 GNI는 1873조3000억원으로 1.0% 감소했다. 1998년(-7.7%)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실질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24조원으로 2021년(20조8000억원)보다 증가했지만 유가 상승, 반도체 가격 하락 등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작년 실질무역손실(115조6000억원)이 2021년(44조7000억원)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한 영향이다.

연도별 1인당 국민소득 규모와 증감율.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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