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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7시쯤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나타난 이씨는 ‘정유라 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나’ ‘정유라와 아는 사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원 청사로 들어갔다.
앞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강도상해 혐의로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M빌딩 지하주차장 입구 초소에 있는 경비원을 장난감 권총과 흉기로 위협해 정씨가 사는 층까지 승강기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마스터키를 받아냈다. 이씨에게 이끌려 정씨가 거주하는 층에 올라온 경비원은 벨을 누르고 “택배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문을 연 정씨의 아들 보모를 눕히고 경비원을 미리 준비한 케이블 끈으로 묶었다. 이어 보모의 신분증을 빼앗아 누군가와 전화 통화하는 흉내를 내다가 이내 “정유라 나와”라고 소리쳤다.
소리를 듣고 나타난 A씨는 이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왼쪽 옆구리와 등을 흉기에 찔렸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다치지 않았으나,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A씨는 정씨가 덴마크에서 도피 생활을 할 때부터 측근에서 도운 말 관리사로 지난 5월 귀국 후에도 정씨를 보호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재산이 많을 것으로 보고 정씨를 범행 대상으로 골랐다. 약 일주일 전부터 M빌딩 주변을 여러 차례 답사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무직자인 이씨는 전과가 없으며 정씨와 A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로 특별한 정치적 목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를 구속한 만큼 계좌를 압수수색 해 사채 이용 내역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