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휴양지로…美메모리얼데이 곳곳 인파·보복소비

백신 확대·마스크 규제 완화 이후 첫 연휴
메모리얼 데이 한산하던 가게도, 고객으로 북적
미국 전역 공항, 도로, 해변, 박물관 '북적'
'백신의 힘' 마스크 벗었는데 확진자는 최저
여름 휴가철 때 억눌린 수요 더 폭발할듯
  • 등록 2021-06-02 오후 8:27:28

    수정 2021-06-02 오후 9:33:54

미국 메모리얼 데이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저지주 프린스턴대 팔머 스퀘어 인근 아이스크림 가게 ‘벤트 스푼’ 앞이 주문 차례를 기다리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김정남 특파원)
[워싱턴·필라델피아·프린스턴=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메모리얼 데이(미국 현충일)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달 3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대 인근 팔머 스퀘어에 위치한 유명 아이스크림 가게 ‘벤트 스푼’ 앞은 주문 순서를 기다리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자가 아이스크림을 사려 하자 직원은 “대기 줄이 밀려 있으니 기다려 달라”며 ‘91번’ 번호표를 줬다. 가게 전광판에 쓰여진 숫자는 ‘40번’이었다. 그렇게 30여분을 기다려 아이스크림과 밀크쉐이크 등을 살 수 있었다. 아이스크림 맛집으로 소문 난 곳이지만 이곳도 팬데믹 때는 손님이 가뭄에 콩나듯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인근에 주차할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손님들로 넘쳐난다.

인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왔다는 앤드루씨는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다니고 공원과 주차장이 꽉 차 있는 걸 보니 미국사회가 점차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걸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공항, 도로, 해변, 음식점, 박물관 곳곳이 인파로 ‘북적’

코로나19에 짓눌렸던 미국의 소비가 폭발하고 있다. 백신 접종 확대와 마스크 규제 완화가 이뤄진 이후 사실상 첫 연휴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미국 전역은 여행 인파로 넘쳐났다. 소비가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의 빠른 경제회복을 기대케 하는 모습이다.

1일 미국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지난달 28~31일 메모리얼 데이 연휴 나흘 동안 하루 평균 178만명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 첫날인 28일의 경우 196만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이맘때는 34만명이 검색대를 지났는데, 1년 만에 6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실제 기자가 뉴저지주에서 펜실베이니아주로 넘어갔던 29일 미국 북동부 일대에 큰 비가 내렸음에도 주요 도시 외곽 도로들은 넘쳐나는 여행객들로 교통 체증을 빚었다.

숙박시설 역시 붐볐다.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주요 호텔 중 하나인 윈저 스위트의 한 직원은 “객실이 거의 꽉 찼다”며 “근래 이렇게 바빴던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호텔 내 엘리베이터는 아직도 2명으로 탑승 제한을 유지했는데, 이 때문에 체크인·체크아웃 시간대 각 층의 엘리베이터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백악관 인근 워싱턴 기념탑, 링컨 기념관 등 명소에는 궂은 날씨에도 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미국 동부뿐만 아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마이애미 해변가와 라스베이거스 호텔 수영장, 주요 놀이공원으로 유명한 올랜도에는 마스크를 벗은 여행객으로 꽉 들어찼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P통신은 “렌터카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주요 호텔 체인인 힐튼의 크리스토퍼 나세타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나와 “(메모리얼 데이 연휴 때인 29일) 미국 전역의 힐튼호텔 객실 점유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높은 93%였다”며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내 18세 이상 성인 중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이는 62.8%에 달한다. 여기에 청소년 등으로 백신 대상을 확대하고 있어, 사실상 집단 면역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메모리얼 데이 연휴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위치한 링컨기념관 인근이 이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김정남 특파원)
‘백신의 힘’ 마스크 벗었는데 확진자 최저

이번 메모리얼 데이가 의미 있는 건 미국 정부가 백신을 앞세워 일상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이후 맞이 한 첫 연휴라는 점이다. CDC는 메모리얼 데이 2주 전인 지난달 1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은 대부분의 실외 혹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출발은 긍정적이라는 관측이 많다. 마스크를 벗었음에도 신규 확진자는 급격히 줄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만2677명을 기록했다. 팬데믹 초기인 지난 3월 말 이후 가장 적다.

컬럼비아대 전염병 전문가인 와파 엘사드르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에 이번 휴일 이후 바이러스 양상은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했다. CNN은 “(팬데믹 이전과 같은) 정상 생활로 복귀에 백신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 내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이와 직결돼 있다. 다국적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구매자 관리지수(PMI) 확정치는 62.1로 역대 최고치를 세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61.5)를 웃돌았다. PMI는 매달 제조업·서비스업 동향에 대한 전망을 설문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지표다.

다만 일부에서는 방역해제가 성급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다 백신 접종자와 비(非)접종자를 구분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통제하기 어려운 때문이다. 엘사드르 박사는 “백신 접종률이 낮거나 마스크 착용이 저조한 지역에서 소규모 확산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메모리얼 데이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해변이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한혜진 손목 시계 정체는?
  • 내 새끼 못 보내
  • 이런 모습 처음
  • 웃는 민희진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