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尹대통령, '8분 거리' 펠로시 안 만난건지 못 만난건지..."

  • 등록 2022-08-04 오후 8:01:13

    수정 2022-08-04 오후 8:01:1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직접 만나지 않은 데 대해 추미애 법무부 전 장관은 “굳이 안 만난 건지 못 만난 건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4일 오후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히며 “용산에 집무실을 가진 대통령이 8분 거리에 있는 자택에 머물면서 용산에 호텔을 정한 지한파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기이하다. 외교적 결례이고 큰 문제라고 본다”라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펠로시 하원의장이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떠올렸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많은 어려움에도 일본계 미국인 혼다 의원의 발의로 위안부 관련 결의안을 미 의회에서 통과시킨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추 전 장관은 “위안부 결의안은 2007년 인접 선거구로 자신이 정치적으로 힘을 실어준 마이클 혼다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당시 펠로시가 의장이 아니었더라면 의회 통과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펠로시가 한국에 올 때마다 또는 한국 정치인들이 미국으로 자신을 찾을 때마다 상대의 정파를 가리지 않고 일관되게 해온 인권과 자유의 존중이라는 신념에서 우러나온 말”이라며 “제가 민주당 대표로 2017년 만났을 때도 그와 같은 말로 공감을 표시해 주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은 “대통령이 외교 리스크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4일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오후에 통화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는 피해자들을 배제하는 식으로 역행 중”이라며 “아베 신조에게 위안부 사과를 거듭 촉구했던 낸시 펠로시다. 앞으로도 그는 국제인권법과 기준에 어긋나는 일본의 행동을 꾸짖어 줄 설득력 갖춘 강력한 우군이다. 한미일 외교에서 빠뜨릴 수 없는 민감한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든든한 우군”이라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일본에 비굴할 정도로 극진하고 자국민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자국민의 인권과 자유의 편이 되어줄 동맹이자 우방의 국회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에 누구라도 의아할 것”이라며 “한번은 중국을 자극하며 수만 킬로(㎞) 전용기를 타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가더니 또 한 번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고 수만 킬로(㎞)를 건너온 동맹의 의장을 만나지 않는 것이라면 빨간색을 한 청개구리 같은 외교라고 대내외적으로 혼란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윤 대통령이 전날 부인 김건희 여사와 연극을 관람한 것을 언급하며 “우연한 회피가 하루는 모면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국민이 겪고 있는 고통을 풀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는 것에 대해 후일의 역사가 엄중히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방한 중인 펠로시 의장과 직접 만나는 대신 전화 통화를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종일 논란이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출연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대통령실은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 펠로시 의장과의 통화 조율 과정을 공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약 2주 전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방문 계획을 논의하면서 윤 대통령과의 만남이 가능하냐는 문의가 왔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그때 마침 (윤 대통령의) 지방 휴가 계획을 확정해놨기 때문에 휴가 기간을 변경하면 좋겠지만, 꼭 그 기간에 서울에 오신다면 힘들지 않겠느냐고 (답하면서) 2주 전에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2~3일 지방에 머물며 민생 현장 방문 등을 계획했으나 휴가 첫날인 지난 1일 휴양지 방문을 전면 취소하고 서울에 머물고 있다.

대통령실은 펠로시 의장의 ‘카운터파트’는 우리나라 국회의 수장이자 국내 의전서열 2위인 김진표 국회의장이란 점도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실이 만남에 다소 소극적 태도를 보인 이유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인 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이어졌다. 중국과의 관계에 따른 외교적 부담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영범 홍보수석은 “모든 것은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만나지 않기로 한 뒤) 약 1주일 뒤에 결정됐고, 따라서 우리가 만나지 않은 것은 중국을 의식해서가 아니라고 간단히 말씀드린다”면서 선후관계가 다르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최 수석의 국익 관련 발언에 대해선 “마치 확대회담식의 통화를 한 것이 국익을 생각한 현 시점에서 (적절한) 조치가 아닌가(라는 취지로) 해석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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