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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안전자산인가 위험자산인가
불안 심리가 커진 상황에서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해 전문가들은 모두 동의했다. 그러나 부동산이 안전자산인지, 위험자산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분양시장을 이끄는 강남, 재건축 시장 상승세는 유동성 공급이라는 현상 아래서 투자수요가 몰린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심리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규정 NH농협증권 전문위원 역시 “부동산으로 쏠리던 유동자금이 급격하게 금융 쪽 안전자산으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전문위원은 “금융시장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분명하지만, 부동산은 어느 게 안전하고 어느 게 위험한지 구분하기가 모호하다”며 “브렉시트가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며 다소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선중 건국대 교수는 “시장 리스크가 커지면 사람들은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되는데 실물자산인 부동산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라며 “수익형 부동산, 주거형 부동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영향 좌우할 변수 3가지
영국의 예상치 못한 EU 탈퇴로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고 3년물은 장중 기준금리(1.25%)를 밑돌며 1.23%까지 급락했고 국고 5년물과 10년물도 각각 0.104%포인트, 0.127%포인트 하락하며 1.304%, 1.500%로 마감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채 10년 금리가 이미 1.42%까지 내려간 상황에서 추가적인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다.
추경 역시 향후 유동성을 좌우한 중요한 변수이다. 최근 우리나라가 경제성장률 3%대를 지키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추경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경은 곧 유동성 공급으로 이어지는 만큼 금리 인하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반면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 가능성은 리스크로 작용한다.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집단대출 증가세가 과도하다는 판단 아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중도금 대출 보증 횟수와 금액을 규제할 방침이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강남 분양가에 거품이 있다고 생각하며 공급과잉우려 역시 존재한다”며 필요하다면 규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김 전문위원은 “브렉시트는 거시적인 변수인 데다가 그 파급력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언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면서도 “다만 금융시장이 얼마나 빨리 안정될 것인가, 추가 충격은 없느냐에 따라 향후 부동산시장의 향배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