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30년 IB맨 김병철의 투자혁신…개인에 공매도 자유를 허하다

개인간 주식대차 플랫폼 마련…"공매도 진입기회 낮춰"
공매도시장 변화 기대…"거래 플랫폼 확대 움직임 보여"
취임 2달만 초대형IB 도약 이어 발빠른 행보 보여
`고객중심 경영` 선언…IB·리테일 경영성과 기대
  • 등록 2019-05-28 오후 7:16:41

    수정 2019-05-28 오후 7:16:41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사진=신한금융투자 제공)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취임 2개월도 안돼 증권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개인투자자 간 주식대차 서비스 플랫폼을 마련하며 개인투자자도 공매도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넓혔다. 그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공매도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은행(IB)에서 잔뼈가 굵은 김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초대형 IB 도약이라는 성과를 낸 데 이어 본인이 선언한 고객 중심의 경영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개인 주식대차 서비스 제공…“공매도시장 진입기회 낮춰”

28일 신한금융투자는 핀테크 전문기업 디렉셔널과 개인투자자간 주식대차 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디렉셔널의 P2P 주식대차 서비스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주식을 대여 및 차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투자자가 디렉셔널 플랫폼을 통해 대차거래를 하면 신한금융투자는 계좌관리, 공매도 서비스, 리스크 관리 등을 지원하는 구조다.

그간 주식대차 시장은 자본과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었다. 올해 1분기 개인투자자의 유가증권·코스닥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우선 개인이 이용할 수 있는 종목 자체가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너무 적다. 기관·외국인이 빌릴 수 있는 종목 수는 상장기업 전체로 월 평균 2100개가 넘지만 개인이 차입 가능한 종목 수는 10분의 1 수준인 200~250개에 불과하다. 개인투자자는 공매도를 하기 위해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빌리는데, 개인한테 주식을 빌려주는 증권사는 7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존 증권사의 대주서비스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개인의 동의를 받아 해당 주식을 증권사를 통해 또 다른 개인에게 빌려주는 형식이다. 차입증권금액의 100% 증거금을 넣어야 하며 만기가 최초 30일, 한 번 연장해 최장 60일까지 가능하다. 개인의 주식 차입 수수료율도 연 2.5%를 낸다. 그러나 이번 신한금투의 서비스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신한금투 계좌를 통해 갖고 있는 개인들의 주식대차 중개 플랫폼으로,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종목풀이 대거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식대차 서비스의 만기도 따로 없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기관의 주식 차입 수수료율이 대차·대여 기관 상호 합의에 의해 결정되는 것처럼 해당 플랫폼에서 주식대차 금리가 개인간 비딩(가격제시)을 통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신한금투는 이번 제휴를 통해 공매도 시장의 진입기회를 낮추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의 자유로운 주식대여와 차입기회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매도 거래 기반 마련 `긍정적`…“거래 플랫폼 늘어날 것”

신한금투의 이번 서비스가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 플랫폼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라는 숏 투자전략을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투자기회를 확대해 주식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취지에 공감한다는 분위기다. 금융당국도 개인투자자의 원활한 공매도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디렉셔널은 지난달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주식대차 중개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는 디렉셔널의 운영 경과를 봐서 겸영업무로 돼 있는 증권대차 중개를 별도의 업으로 신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다른 증권사들도 잇달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NH투자증권은 이미 국내외 주식의 롱숏 거래가 가능한 `큐브 i셀렉트 롱숏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투의 주식대차 서비스와는 형식이 다르지만 개인도 공매도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 대차매도가 가능한 종목에 한해 개인투자자가 직접 주식을 사고 파는 대신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등을 통해 투자가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의 공매도 거래를 제한하는 요인을 하나씩 걷어내서 투명한 거래기회를 제공하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다른 업권과 매칭해서 공매도 거래 플랫폼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2달만에 잇단 성과…고객중심 경영 성과 기대

신한금투는 연일 금융투자업계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이달 66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우선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 6번째 초대형 올라섰으며, 이번 서비스로 공매도 시장 확대의 선봉에 서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김 사장이 새로운 사장직에 오르고나서 불과 2달 사이에 벌어진 성과다.

김 사장은 30년간 자본시장에서 채권 및 IB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전문성 확보가 자본시장의 핵심역량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3월 취임 간담회에서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금융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고객 제대로 알기`를 실천하는 고객 중심의 경영을 선언한 것이다. 이 같은 그의 철학이 곧바로 개인투자자에 대한 공매도 거래 서비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투가 불을 당긴 공매도 거래 플랫폼이 업계 전반으로 퍼져 그간 개인투자자들의 `눈엣 가시`로 여겨졌던 공매도가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사장은 IB 강화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초대형 IB로 올라선 경쟁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인력 확충과 관련 조직 확장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IB 업무의 핵심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업무 인가를 연내 받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올해 IB와 리테일 수익성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만큼 그의 발빠른 행보가 얼마나 회사의 성과로 연결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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