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안종범 수첩’ 책으로…“많은 진실 촛불에 가려져 있어”

안종범 前 정책수석 옥중 회고록 출간
“박근혜 정부 다 잘못했단 인식 바로 잡아야”
박 대통령 ‘비선실세’ 사과 제안엔 분노
“수첩 63권 나의 분신, 최순실 개입 알고 허탈했다”
안종범 수첩|288쪽|조선뉴스프레스
  • 등록 2022-02-16 오후 6:49:39

    수정 2022-02-16 오후 6:49:39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4년간 옥살이를 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회고록 ‘안종범 수첩’을 출간했다. ‘창조경제’를 제안한 2012년 대선부터 국정농단 사건의 전개, 당시 재판 과정과 1791일간의 수감 생활 등 매순간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 재판의 핵심 물증이 된 자신의 업무수첩 63권을 두고선 ‘최근 수년간의 눈물과 고통, 회한과 아쉬움이 다 들어 있으니 나의 분신이라고 할 만하다’고 적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사진=연합뉴스)
안 전 수석은 평소 자신의 업무기록을 수첩에 꼼꼼하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지시와 협의 사항을 그때그때 낱낱이 기록했는데, 회의석상의 메시지는 물론 통화 내역까지 수첩에 적었다. 그렇게 기록한 수첩이 63권에 달했다.

안 전 수석은 책에서 “2016년 11월 불어닥친 촛불 태풍을 우리 역사는 촛불혁명이라고 기록하고 있지만 일반인이 모르는 너무나 많은 진실이 촛불 속에 가려져 있다고 나는 믿는다”며 “내가 겪고 기억하는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앞으로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출간 동기를 밝혔다.

서울시립대와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낸 안 전 수석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청와대 경제수석, 정책조정수석을 맡아 박근혜 정부의 국방·외교·안보를 제외한 모든 정책을 총괄했다. 안 전 수석은 63권에 이르는 당시 업무 수첩을 바탕으로 한 재판 과정과 주변 상황, 인물들의 면면들을 책에 기록했다.

책에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을 알고 난 후의 자괴감과 박 전 대통령의 솔직한 사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데 대한 회한 등이 담겼다. 그는 2016년 10월12일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 김성우 당시 홍보수석과 함께 박씨를 만나 비선실세의 존재를 인정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자고 제안했으나 박씨가 불쾌해하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 지시가 적힌 수첩 내용이 대부분 최순실씨와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놀라는 과정이 계속됐다며 “‘내가 참 바보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섬뜩할 정도로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사과문에 비선 실세 인정 내용을 담도록 끝까지 설득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설득이 성공했더라면) 국민에게 받을 비난은 약해졌거나 아니면 더뎌졌을 거라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썼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사과는 에둘러 표현하지 말고 직접 강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내 뜻대로 되지 못했다. 2016년 10월25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대통령이 최종 선택한 입장 표명은 아주 미약한 수준이 되어버렸고, 이로 인해 그후 이어진 사과문 또한 효력이 떨어지게 되었다”고 적었다.

에필로그를 통해서는 “박근혜 정부의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인식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라는 명칭은 버리더라도 (중략) 문화를 산업에 융합시키는 경제 패러다임은 우리 경제가 세계 최고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선을 앞두고 출간한 것과 관련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출판사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당시의 엄청난 역사적 사건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복역하는 4년의 시간 내내 원고를 준비했으며, 지난해 9월 출소 후 곧바로 정리해 출간했다. 그는 역사 앞에 진실만을 말하려 한 것으로,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펴내 오해할 수도 있지만 정치적 상황이나 셈법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고 출판사 측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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