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국정농단 사건 재판의 핵심 물증이 된 자신의 업무수첩 63권을 두고선 ‘최근 수년간의 눈물과 고통, 회한과 아쉬움이 다 들어 있으니 나의 분신이라고 할 만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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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수석은 책에서 “2016년 11월 불어닥친 촛불 태풍을 우리 역사는 촛불혁명이라고 기록하고 있지만 일반인이 모르는 너무나 많은 진실이 촛불 속에 가려져 있다고 나는 믿는다”며 “내가 겪고 기억하는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앞으로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출간 동기를 밝혔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 지시가 적힌 수첩 내용이 대부분 최순실씨와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놀라는 과정이 계속됐다며 “‘내가 참 바보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섬뜩할 정도로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사과문에 비선 실세 인정 내용을 담도록 끝까지 설득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설득이 성공했더라면) 국민에게 받을 비난은 약해졌거나 아니면 더뎌졌을 거라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썼다.
에필로그를 통해서는 “박근혜 정부의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인식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라는 명칭은 버리더라도 (중략) 문화를 산업에 융합시키는 경제 패러다임은 우리 경제가 세계 최고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선을 앞두고 출간한 것과 관련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출판사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당시의 엄청난 역사적 사건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복역하는 4년의 시간 내내 원고를 준비했으며, 지난해 9월 출소 후 곧바로 정리해 출간했다. 그는 역사 앞에 진실만을 말하려 한 것으로,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펴내 오해할 수도 있지만 정치적 상황이나 셈법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고 출판사 측을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