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사무실처럼…美기업들 재택환경 바꿔 업무효율↑

코로나 이후 도넛·미로 등 원격근무 솔루션 업체 급부상
옆자리 직원과 소통·휴게실 잡담까지 구현 노력
진짜 회의하듯 가상 화이트보드…회의실 자리배치까지
  • 등록 2020-09-07 오후 6:12:22

    수정 2020-09-07 오후 11:30:05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일상화된 원격 업무환경을 보다 현실과 가깝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택근무를 하고 있더라도 실제로 함께 일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도와주는 디지털 서비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그동안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던 원격 근무 솔루션 업체들이 때 아닌 호황을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월가 IT기업들이 온라인 상으로도 전에 일했던 환경과 유사하게 만들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 IT기업들은 그동안 브레인스토밍을 혁신의 중요한 요소로 꼽아 왔는데, 펜데믹 이후 원격 회의가 진행되면서 브레인스토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수혜 기업은 사무소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도넛 테크놀로지다. 이 회사는 당초 일정 주기마다 다른 팀이나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직원을 소개해 왔다. 업무용 메신저 슬랙에서 짝을 맺어주고, 해당하는 사람과 몇 주에 한 번씩 자동으로 메신저가 열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도넛은 서비스 방식을 바꿔 새로운 직원 대신 옆에 앉아 함께 일했던, 3주 동안 보지 못했던 동료와 연결해주기 시작했다. 이후 도넛 사용자들은 매일 같이 연결을 요청했고 도넛은 직원들의 요구와 일정 등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도넛의 댄 매니언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1만2000개 회사가 도넛을 사용하고 있다. 이 중 6000곳이 (팬데믹 이후인) 3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솔루션 업체 홀웨이도 슬랙을 통해 직원들 간 소통을 촉진하지만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다. 사용자가 선택한 슬랙 채널에서 일정 시간마다 화상 채팅 링크를 개시하는 방식이다. 채팅은 오프라인 업무 때와 마찬가지로 10분 동안만 진행된다. 휴게실에서 잡담을 나누는 것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이 앱은 현재 900개 기업이 이용하고 있다.

가상 메모판을 제공하는 미로는 사무실에 있는 화이트보드를 디지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브레인스토밍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재택업무 특성상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없는 만큼 직원들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 감안, 회의를 진행하는 그룹은 타이머를 설정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가 MS팀즈 이용자들이 미로 앱을 인터페이스에 직접 포함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하면서 큰 도움이 됐다고 WSJ은 전했다. 미로는 이후 발언을 위해 손을 들 수 있는 기능, 각 사람들의 화상을 테이블이나 강당 좌석에 배치하는 식으로 시각화하는 기능 등을 선보였다.

미로는 2011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급성장했다. 현재 4만개의 유료 계정을 통해 800만명 이상이 미로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1일 기준 사용자 370만명, 유료 계정 1만4800개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태블릿 기반 비디오 포털사이트 사이드킥은 24시간 화상을 켜놓은 뒤 평소에는 음소거를 해뒀다가 대화가 필요할 때 음성을 키는 방식으로 소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른 사람의 책상으로 걸어가서 대화를 시도할 때와 비슷한 느낌을 주겠다는 취지다. 화면에 조그맣게 상대 책상이 보이기 때문에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지만 그럼에도 적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이드킥 제작자인 리얼리즘 랩스의 공동창립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아서 우는 “사람들은 진정으로 서로의 존재를 그리워 한다. 줌 회의는 너무 계획적이라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없다고 본다. 실제 팀원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영관행을 연구하는 스탠포드대학의 니콜라스 블룸 경제학 교수는 “특히 회의 시간이나 화이트보드 앞에 앉아 있을 때 번뜩이며 제시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는 대체할 수 없는 것”이라며 “도넛이나 미로와 같은 기술은 두통에 대한 아스피린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월 이후 재택근무와 관련한 특허 출원이 거의 두 배 가량 늘었다”며 “결국에는 사무실로 복귀가 늘어나겠지만 그렇더라도 이러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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