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100일]안보 부각에 신냉전 시대 도래

중립 노선 지킨 북유럽, 군사동맹 강화
獨·日 전범국도 방위비 증액 나서
대만·남태평양 두고 미중 갈등도 부각
  • 등록 2022-06-02 오후 4:48:27

    수정 2022-06-02 오후 4:48:27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신냉전 구도 형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와 직접 땅을 맞댄 북유럽 국가들은 군사 동맹을 강화하고, 2차 세계 대전 전범 국가인 독일과 일본조차 방위비 증액을 언급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둔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 중심의 ‘자유 민주주의’ 진영과 이에 도전하는 러시아·중국의 ‘반미’ 진영으로 나뉘는 모양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
◇ 스웨덴·핀란드 이어 덴마크까지 ‘협력 강화’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는 이날 유럽연합(EU)의 공동안보방위정책(CSDP) 예외 조항(opt-out·옵트아웃)의 철회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진행한 결과 유권자 약 66%가 참여해 이중 약 67%가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약 33%에 불과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우리는 유럽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매우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면서 “푸틴이 자유와 독립국을 침략하고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더욱 집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는 나토와 EU 회원국이지만, 1993년 EU의 방위·안보 정책에 협력하지 않는 예외 조항을 채택해 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CSDP에 불참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덴마크 내에서도 안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 같은 원칙은 깨졌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사진=AFP)
이처럼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가까운 북유럽 국가들은 최근 적극적으로 안보 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서유럽 중심의 군사 동맹에 적당히 거리를 뒀던 과거와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달 18일 핀란드가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스웨덴은 2세기 이상, 핀란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동맹을 맺지 않고 중립국으로 노선을 지켜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민 여론이 나토 가입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나토의 동진을 명분 삼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지만, 오히려 서방국가들의 단합을 촉진시킨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각국의 국방비 증강으로도 연결된다. 미국은 2023회계연도(2022년10월~2023년9월)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8.1% 늘어난 7730억달러(약 967조원)로 책정했다. 5년 만에 최대 인상 폭이다. 전범국으로서 국방력 강화에 소극적이었던 독일은 올해부터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통상 GDP 1% 수준을 방위비로 설정했던 일본 정부 내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증액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대만·남태평양 두고 미중 갈등 고조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시아 정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적극 개입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을 견제하고자 인도·태평양 지역에 외교·안보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을 매번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20~24일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이 대표적이다. 이 기간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견제를 목표로 하는 경제협의체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켰고, 미국·일본·호주·인도 4국의 인도·태평양 안보 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시 미국은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 개입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Yes)”고 답해 다양한 추측을 자아냈다.

지난달 26일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대중국 전략 연설을 했다. 중국이 국제질서 재편 의도를 가지고 국제법·협정·원칙·제도 등을 약화시키고 있다면서, 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을 형성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중국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미국의 뒷마당’으로 불리는 남태평양 8개국에 파견하는 것으로 ‘맞불’을 놨다. 4일까지 이어지는 왕 부장 방문 기간 중국은 남태평양 국가들과 새로운 포괄적 협정을 체결했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불필요한 갈등을 가져온다는 일부 국가의 우려에 일단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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