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백곰' 국산화 주역 안동만 "국방·항공우주 협력 늘려야"

[과학계 프론티어]안동만 한서대 석좌교수
국내 최초 지대지 미사일 개발 주역
누리호로 발사체 발전 보여줘···국제 경쟁력엔 한계
항우연·ADD 협력 강화하고, 군용 기술 접목 필요
  • 등록 2021-11-17 오후 7:00:00

    수정 2021-11-17 오후 9:18:24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누리호가 위성모형을 원하는 궤도에 보내지 못했지만, 국산 발사체의 괄목할만한 발전을 보여줬습니다. 발사체 자립국을 위한 첫걸음을 뗀 만큼 국방과 항공우주 분야 연구개발 협력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안동만 한서대 석좌교수(전 국방과학연구소장)는 누리호 발사를 지켜본 소감을 이같이 전했다. 안 회장은 국내 최초 지대지 미사일 ‘백곰’을 개발한 주역이자 항공우주 무기개발 전문가이다.

안 교수에게 누리호의 의미는 크다. 우리나라는 지난 1978년 충남 서해안 안흥시험장에서 백곰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하며 세계 일곱 번째 탄도미사일 보유국이 됐다. 백곰은 주변국을 놀라게 했고, 우리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백곰에서 쌓인 기술은 현무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무기 국산화로 이어졌다.

안동만 교수가 세종로 역사박물관에 있는 백곰 모형 앞에 서 있다.(사진=안동만 교수)
안동만 교수는 최근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누리호 발사로 발사체 자립국을 향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안 교수는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로 고체연료 로켓기술을 우주발사체에 쓸 수 있게 됐다”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가 국가 우주프로젝트에서 협력해야 진정한 발사체 자립국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한미 미사일지침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중심으로 누리호를 액체엔진 로켓으로 개발해야 했다. 반면, 국방부와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국방 연구개발에서는 고체연료를 쓰는 미사일을 개발해 왔다.

하지만 한미 미사일지침이 끝났고, GPS와 같은 우주기술이 중소형 군집위성을 활용한 위성통신, 기상, 환경, 무인자율화 비행체와 자동차, 인터넷에 쓰이는 시대가 다가왔다.

안 교수는 “누리호를 이용한 중형위성 발사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국제 경쟁력이 부족하다”며 “고체 추진 로켓 기술을 위성 발사에 활용해야 하며, 군용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해 민간기업을 통해 누리호의 위성 발사 가격을 줄이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 분야에서는 고체추진 발사체 기술이 현무 미사일과 나로호 2단에서 입증됐다. 위성에서 쓰는 정밀 궤도수정 기술도 지대공·지대지 미사일의 탄도 수정 기술과 같다. 전자광학센서 기술은 군용 적외선 카메라기술이나 SAR레이더 기술과 유사하다. 이미 아리랑 3A호와 5호 개발에서 민군이 협력한 것처럼 더욱 긴밀한 협력으로 첨단 위성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안 교수는 “항공우주기술은 군용기술에서 출발했지만, 우주 기술 산업화는 민간 기업이 주도해야 미래첨단기술을 만들어 갈 수 있다”며 “국방과 공공이익을 위한 항공우주기술개발은 국가가 주도하고 이후 상업화는 기업이 이끄는 단계적 항공우주산업 관리체제 구축을 해야 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1978년 백곰 시연 후 박정희 대통령의 격려를 받고 있는 안동만 교수.(사진=안동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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