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의료공백으로 아들 사망" 눈물 흘린 故 정유엽군 아버지

시민사회계, 21일 코로나19 대책 토론회 개최
코로나19로 오인받다 숨진 정유엽군 부모
대구에 파견돼 현장근무했던 김수련 간호사 참석
  • 등록 2020-05-21 오후 6:37:01

    수정 2020-05-21 오후 6:37:01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로 오인받다가 숨진 고 정유엽군의 부모가 “코로나19 중심 의료대응 체계로 일반 환자가 죽음을 맞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2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의료현장 증언을 통한 교훈-2차 확산대비,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회경제위기 대응 시민사회대책위(대책위)는 21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코로나19 치명률을 줄이기 위한 국내 의료 대응 체계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지난 3월 사망한 고 정유엽군의 부모가 참석했다. 정군은 고열 등 증상으로 코로나19 환자로 의심받았지만 사망 후 코로나19가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군의 부모는 당시 대구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정군이 여러 병원을 옮겨다니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정군의 아버지 정모씨는 “고온이라는 이유로 병원에도 들어가지 못했고 당시 경산에선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500명이 넘어가는데도 선별진료소는 마감한 상태였다”라며 “3차 병원으로 가기 위해 구급차나 앰뷸런스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가는 차 안에서 아들은 ‘엄마 나 아파’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정씨는 “13차례 코로나 검사 후 양성이 나왔고 아들이 숨진 후 결국 음성으로 밝혀졌는데 우리 가족이 매뉴얼을 준수하고 정부 지침에 따라 행동한 결과 아들을 억울한 죽음으로 이끌게 됐다”라며 “정부가 유가족들에 대한 사과와 사후대책을 마련하고 병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해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행정,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대구에 파견근무를 다녀온 김수련 간호사(행동하는 간호사회)는 당시 인력과 물자가 부족했고 향후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간호사는 “기본적인 주사기, 펜라이트 등 모든 게 부족한 상황에서 대처하기 위해 모든 간호사가 뛰어다녔다”라며 “보호복 착용과 안전 등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투입돼 간호사끼리 유튜뷰를 보고 배우거나 서로 알려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평소 간호사는 간호사의 업무가 아니더라도 많은 잡무를 맡으며 소진되고 있기에 결국 코로나 상황에서 필요한 중간 연차 간호사들이 없었다”라며 “영웅으로 추앙받는 간호사들이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면 추잡스럽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 간호사는 “단순히 힘들다고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코로나 사태가 다시 올 수 있기에 대비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이는 간호사들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의료 공백 문제 △간호노동자 지원 방안 △공공의료 강화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상윤 건강과대안 책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환자가 아닌 위급한 환자들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거나 증상이 악화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의료계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보건의료 시민사회가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요구해 왔던 ‘공공의료 확충’ 과제가 더는 미룰 수 없는 우선순위 과제가 됐다”며 “2차유행에 대비해 개인보호구 등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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