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지난 7일 막을 내린 2019 서울 모터쇼서 모하비 마스터피스와 SP 시그니처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아차는 내수 시장에서 두툼한 SUV 라인업으로 판매 증대에 나설 모양새다. 올해 초 쏘울을 필두로 니로 하이브리드 부분변경 모델을 연이어 출시하며 서막을 열었다. 기아는 과거부터 SUV에 강한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현재 내수시장에서 기아차는 소형부터 대형에 이르기까지 빽빽한 SUV 라인업 구성을 보여준다. 2017년 쌍용 티볼리와 현대차 코나와 맞대결을 위해 출시된 소형 SUV 스토닉부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니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준중형 스포티지와 중형 쏘렌토, 여기에 대형 모하비까지 틈새 없는 SUV 라인업을 구축했다. 아쉬운 부분은 북미형 대형 SUV 텔루라이드의 부재다. 기아차는 연말 투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SUV 전성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SUV를 출시했지만 기아차의 고민은 좀처럼 판매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내수 시장은 독과점에 의존해 순항하고 있지만 글로벌 판매량이 움츠러들고 있다. 중국,미국 등 세계 1,2위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기아차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2017년에 비해 2.4% 증가한 280만9205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자동차 시장의 큰 손 중 하나인 미국 판매는 1.7% 줄었다.
기아차의 SUV 라인업을 보면 소형 SUV가 유독 많다. 프라이드를 대체한 스토닉부터 새롭게 투입될 SP2, 니로, 쏘울까지 촘촘한 라인업이 오히려 판매 간섭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기아차는 소형 SUV 경쟁에 가세하기 위해 새로운 모델 SP2를 선보인다. SP2의 파워트레인으로 1.6L 가솔린 터보 엔진과 1.6L 디젤로 코나와 동일하게 구성한다. 기아차는 SP2 출시로 소형 SUV 시장에서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SP2가 출시되면 스토닉과의 판매 간섭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스토닉 출시 당시 기아차는 소형 SUV라는 타이틀을 달았기 때문에 새롭게 차급을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쏘울이 SUV라는 기아차의 마케팅 포인트에 대해선 이견이 갈린다. 기아차가 1세대 쏘울을 출시할 땐 박스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그러나 2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 할 시점에 SUV의 인기가 높아지자 갑자기 SUV로 노선을 변경했다.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 쏘울은 SUV보단 크로스오버 박스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다. 미국에서는 연간 10만대씩 팔릴 만큼 꽤나 인기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존재감이 없다. 이런 이유로 기아차는 터보를 얹은 쏘울 부스터와 전기차 쏘울 EV만 출시했다. SUV 주류 시장보단 틈새시장 공략차라는 점이다.
스포티지와 쏘렌토는 국내외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스포티지의 경우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를 견인하는 모델이다. 지난달 기아차 글로벌 판매 총 19만8384대 중 스포티지가 4만3373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22%의 점유율이다.
글로벌 SUV 열풍은 쉽게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기아차의 SUV라인업은 빠진 부분없이 촘촘해 보인다. SUV 전문 메이커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기아차는 이런 SUV 열풍의 가장 큰 수혜주가 될 것으로 기대를 했었다. 정작 소비자의 니즈에 대응할만한 모델 출시가 늦어져 판매량이 감소한다는 의견이 꽤나 있었다. 이제 SUV 풀 라인업을 갖춘만큼 판매량이 올라 올 일만 남았다. 정말 문제는 올 연말 이후다. 기아차 판매 부진을 해결 할 주요 열쇠로 꼽혔던 SUV라인업을 다 갖추고도 판매량이 회복되지 않으면 기아차는 더 깊은 고민의 늪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올해 호실적을 기대하는 이유다. 연말은 기아차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