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美예능으로 재탄생한 '머니게임'…이건 쇼가 아니다

김범휴 네이버웹툰 글로벌IP사업 실장 인터뷰
웹툰 관심 위해 ‘예능화’ 시도, 제작부터 현지화
5부작 방영, ‘작가 의도 반영’ 제작진 개입 최소화
글로벌 사업 속도 전망, “지속적인 웹툰 확장 꾀해”
  • 등록 2022-03-15 오후 5:37:15

    수정 2022-03-15 오후 8:56:37

김범휴 네이버웹툰 글로벌IP사업 실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네이버웹툰이 자사 인기 웹툰 ‘머니게임’ 기반 웹예능을 미국시장에 처음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선다. 그간 영화, 드라마를 중심으로한 웹툰 2차 사업은 많았지만, 웹예능은 신선하다.

최수연 신임 대표가 새로운 과제로 ‘글로벌 톱티어’ 도약을 내세우는 가운데, 이번 도전이 네이버의 글로벌 콘텐츠 사업에서 어떤 성과를 이끌지도 관심이다.

독자 신규 유입 위해 해외 ‘웹툰예능’ 도전

최근 경기도 성남 네이버웹툰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단독으로 만난 김범휴 글로벌IP사업 실장은 “미국시장을 키우는 건 네이버웹툰 입장에서도 전략적인 큰 과제”라며 “사회실험이나 리얼리티 예능이 발달한 미국에서 우리 웹툰 ‘머니게임’ IP를 갖고 ‘리얼리티 예능화’로 실험을 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원작 웹툰인 ‘머니게임’은 총 상금 448억원을 두고 8명의 참가자가 100일간 생존 경쟁을 펼치는 스릴러물로 2018년 연재됐던 작품이다. 장르 자체가 서바이벌이어서 그간 예능 제작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지난해엔 유튜버 ‘진용진’ 채널이 ‘머니게임’ 예능을 만들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번 미국판 ‘머니게임’ 웹예능은 총 5부작으로 다음 달 11일까지 방영된다. 총 상금 30만 달러(한화 약 3억7000만원)를 두고 8인의 참가자가 펼치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다. 참가자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 마련된 세트장에서 총 10일간 시중 물가 100배가 적용된 밀실에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하며, 최종 생존자는 상금을 독식하게 된다.

김 실장은 “국내에서 진행됐던 ‘머니게임’ 웹예능은 결과적으로 원작 웹툰의 신규 독자 유입을 촉진했다”며 “해외에서도 예능화를 시도하면 자연스럽게 네이버웹툰 신규 독자 유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물론 해외에서 처음 시도하는 장르이다 보니 구상단계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다. 과거 유튜브에서 근무했던 김 실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유튜브 팀, 동료 등에게 제작 조언을 구했다. 그의 선택은 제작의 현지화였다. 미국 에미상을 수상한 마크 아비트라리오가 연출을 맡고, 현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트랜스페어런트아츠가 제작 총괄을 맡았다. 채널은 구독자 700만 명을 보유한 미국 유튜브 채널 ‘쥬빌리’를 택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머니게임’ 미국판 예능에 참가한 현지인들. (사진=네이버웹툰)


북미에 공들이는 네이버웹툰, 글로벌 사업 탄력

김 실장은 “제작 자체는 현지화를 선택했지만 미국내 다른 예능과의 차별화를 위해선 원작에도 충실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었다”며 “일반적으로 예능은 제작진의 개입을 통해 자극적인 요소들이 포함되는데 반해, 우리는 원작자 배진수 작가의 의도대로 제작진 개입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원작 의도를 살리다 보니 애초 네이버웹툰이 생각했던 자극적인 그림은 부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해 국내 ‘진용진’ 채널에서 만든 ‘머니게임’의 경우 참가자간 배신, 갈등 등이 주를 이루며 자극성을 키웠지만, 네이버웹툰이 만든 미국판 ‘머니게임’은 갈등보다 참가자들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배려하는 모습이 더 크게 그려졌다.

김 실장은 “지난해 국내판에 비해 미국판 ‘머니게임’엔 정말 힘든 사람들이 참가했는데 그러다 보니 서로의 처지를 공감하고 함께 극복해나가려는 행동을 보이더라”며 “자극적인 일반 미국 예능들과 의도치 않게 차별화가 이뤄진 것 같다. 미국 예능에서 생각치 못한 힐링을 얻은 느낌”이라고 했다.

제작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적지 않았다. 원작자의 의도를 반영하기 위해 현지 제작팀과 수차례 협의를 거듭했다. 김 실장은 “예능화 과정에서 인위적인 자극성을 걷어내고 개입을 최소화하자는 것을 현지 제작팀에게 설득해야 하는데 그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원작자를 대동하고 직접 대면해 ‘쇼를 위한 쇼를 만들지 말자’라며 설득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다”고 전했다.

네이버웹툰은 이미 왓패드(웹소설 플랫폼), 캔버스(아마추어 웹툰 작가 플랫폼) 등을 통해 북미시장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기준 네이버의 글로벌 월 이용자 수(MAU)는 8200만명으로 해외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북미에서만 1700만명으로 비중은 17%에 달한다. 네이버웹툰은 현재 전체 매출(지난해 기준 3553억원)에서 해외 비중은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이미 2020년 기점으로 해외 비중이 국내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네이버가 최수연 신임 대표 선임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웹툰 사업 확장 전략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 신임 대표는 최근 주총장에서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머니게임’ 웹예능을 통해 이같은 북미 독자들을 더욱 공격적으로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실장은 “‘머니게임’을 미국내 다른 지역에서 할 수도 있고, 아예 다른 국가에서 만드는 것도 검토 중”이라며 “지상파 예능 ‘복면가왕’이 동남아, 미국, 영국에서 흥행했듯, 우리 역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다 보면 웹툰의 다양한 확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게임’ 미국판 예능의 세트장. (사진=네이버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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