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외친 LCC업계, 코로나 재확산에 '깜깜'

코로나19發 악화일로 경영상황에 위기 극복 분주
국내선 활로 모색 중 재확산 조짐에 여행심리 위축 우려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에 '숨통'.."60일 기간은 아쉬워"
대형항공사에 집중된 기안기금.."추가 자금 지원 필요"
  • 등록 2020-08-19 오후 5:11:10

    수정 2020-08-19 오후 11:49:14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사장(사진=티웨이항공)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우리에게 닥친 코로나19 도전은 지나가는 중이며,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나갈 때 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의 대표이사 정홍근 사장은 19일 코로나19 발(發)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자는 각오를 밝히며 임직원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2010년 8월 16일 설립한 티웨이항공은 한국의 첫 LCC인 한성항공이 출범 3년여만에 경영난으로 문을 닫자 2013년 예림당에 인수된 이후 2018년까지 6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국내 LCC 중 후발주자이지만 꾸준히 성장해 작년 하반기 국제선 노선 점유율에서 진에어를 제치고 LCC 2위에 올랐다. 지난 10년간의 성과에도 여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19 위기 앞에 경영환경은 ‘악화일로’다.



2분기 대규모 적자 본 LCC…국내선 운항 차질 우려

화물로 선방하고 있는 대형항공사와 달리 LCC업계는 작년 하반기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까지 연거푸 직격탄을 맞았다. 사실상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티웨이항공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73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9% 급감했고, 영업손실도 704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반 토막 이상 줄었지만, 지속적인 고정비 지출로 보유 현금은 거의 바닥이 났다. 정 대표는 “회사의 유동성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다”며 임직원을 다독였지만, 최근 티웨이항공은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에 실패했다. 또 3월 초 LCC업계 중 가장 먼저 유급휴직을 해 이달 말이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인 180일이 지나게 돼 직원들에게 무급휴직 동의서를 받아놓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티웨이항공만의 일이 아니다. 국내 LCC업계는 상반기 약 3000억원 규모 이상의 적자를 봤고 하반기도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어 상황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항공업계는 그동안 사실상 ‘셧다운’한 국제선 대신 국내선 운항으로 버티고 있었다. LCC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입국 제한으로 국제선을 거의 띄울 수 없는 상황에서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리스비나 인건비 등 고정비라도 벌어보자는 취지로 국내선 확대에 나선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선 운항편은 총 1만6524편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올해 상반기 증감률(-22.2%)과 비교해보면 공급을 대폭 늘렸다.

그러나 정부가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나서면서 여행 심리도 악화할 전망이다. LCC업계는 최대 성수기인 여름휴가 기간에 국내선 수요마저 꺾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소비자들이 항공권 등 위약금을 물어내는 데 부담이 없도록 항공업계 등과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선은 공급 과다로 수익성이 나빠지며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탑승률까지 저조하고 환불금액도 불어나면 유동성은 더욱 위기”이라며 “이달 말부터 9월 예약 취소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텅텅 빈 곳간…정부 지원에 일자리 달려

고정비의 또 다른 한 축인 인건비도 고민이다. LCC업계는 20일 열리는 고용노동부의 고용정책심의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항공지상조업 등을 포함한 특별고용지원업종 8개의 지정 기간을 기존 180일에서 60일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LCC업계는 지원금 지급 기간만 연장되면 현행대로 유급휴직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 연장이 60일에 그쳐 아쉬운 목소리가 크다. 또 다른 LCC업계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는 무급휴직이 더 경제적이지만 유급휴직으로 고통 분담을 하겠다는 취지로 원래 180일 이상 연장을 주장했는데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며 “10월 말이 다가오면 또다시 무급휴직을 준비해야 하고 최악에는 대량 해고, 구조조정의 공포감을 안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영난에 항공업계 일자리도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6개 상장 항공사의 직원 수는 3만6566명으로 지난해 말(3만7230명)보다 664명 줄었다. 신규 채용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1분기 413명, 2분기 251명이 회사를 떠났다. 인수합병에 실패한 이스타항공(467명)까지 포함하면 1131명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을 제외한 국적 항공사 8곳의 유급휴직자는 1만7905명, 무급휴직자는 6336명으로 전체 항공사 직원 수의 65%에 달한다.

이에 생존을 위한 운영자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 5일 운영자금 1092억원 조달을 위한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제주항공은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구주청약에서 90.1%의 청약률을 기록하며 135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 기간산업 안정기금 추가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LCC업계 관계자는 “LCC에 배정한 기안기금 3000억원 중에서도 실제 지원금은 2500억원에 그쳤다”며 “지원 대상의 기준(총차입금 5000억원, 근로자 300인 이상)이 높아 현재 해당하는 곳은 제주항공과 에어부산뿐이라 다른 방식을 통해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 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투쟁본부와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 판매 서비스 노조원들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공공운수노조 회의실에서 인천공항·항공·면세점 노동자 ‘9월 실업대란 극복’ 1만 서명 청와대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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