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사자" 분위기에 12조 빚 낸 개미들

신용융자 연초대비 20.7%↑…코스닥 가파른 증가
바이오·남북경협株 강세…개인 코스닥 상승 이끌어
"단기 테마 편승한 투자 위험"…신용융자 증가속도 주목
  • 등록 2018-04-18 오후 4:56:50

    수정 2018-04-18 오후 5:03:51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최근 코스닥 시장이 바이오와 남북경제협력주(株) 강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급측면에서도 코스닥벤처펀드가 1조원 넘게 자금몰이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코스닥 상승세를 이끌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2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재차 경신했다. 단기 테마에 의존한 투자는 언제든 빚 폭탄에 물릴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신용거래융자 12조원 육박…이달 코스닥 가파른 증가세

1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날대비 369억원 늘어난 11조938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5거래일 연속 증가한 것으로 지난 10일부터 사상 최대치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금액으로 연초 대비로는 2조446억원(20.7%)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가 연초 대비 1조1647억원(25.8%) 증가하며 코스닥 증가폭 8800억원(16.4%)을 앞지르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코스피지수가 주춤거리는 반면 코스닥지수는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코스닥 신용거래융자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는 이달 3300억원 늘어나며 지난 2월 이후 두달 여 만에 6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는 이달 2673억원 증가했다.

가파른 증가세에 신용거래융자 한도가 꽉 차자 증권사들이 한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다. 키움증권은 지난 2월 3552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을 기존 1조5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늘렸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사는 리테일 부문에 추가적으로 신용한도를 배분할 정도로 신용거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증권회사들은 급증하는 신용 수요로 인해 신규 중단 및 1인당 한도액 조정 등의 대응을 하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바이오·남북경협株 강세…개인 코스닥 상승세 이끌어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면서까지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정부의 코스닥활성화 대책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한 까닭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는 셀루메드(049180) 메타바이오메드(059210) 등 의료기기 업체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셀루메드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최근 일주일간 130% 넘게 올랐다. 코스닥 시장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출범된 코스닥벤처펀드가 바이오 강세에 일조했다.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해제된지 7년 이내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하는 코스닥벤처펀드에 편입 가능한 종목 중 70% 이상은 헬스케어 업종으로 추정된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출시 9영업일만에 누적 판매액 1조1151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재영솔루텍(049630) 좋은사람들(033340) 제이에스티나(026040) 등 남북경협주가 바통을 이어받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에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3% 넘게 오르며 9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가 코스닥지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지난달 2825억원 순매도했던 개인투자자는 이달 494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도 지난달 83.2%에서 이달 87.1%로 4%포인트 가량 올랐다. 코스닥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수익률을 2배로 키우기 위한 레버리지 수단으로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부분 2주 이내의 단기투자 매매용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닥 상승세 지속 전망…“단기 테마 편승한 신용융자 투자 위험 커”

코스닥 시장은 스케일업펀드 출시 등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서서히 반영되면서 모멘텀에 힘입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신용거래융자 증가세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단기 테마에 편승한 투자를 위해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하는 것은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테마주로 묶인 종목의 경우 시장 변동이나 기업 실적과 상관없이 언제 주가 급락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주가 급락시 반대매매로 손실이 확정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 사실상 담보를 맡기는 형태로 주가가 하락해 일정 담보율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해당 주식을 되파는 반대매매가 기계적으로 이뤄진다.

더불어 신용거래융자 잔고 자체보다 증가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주가 상승기에 신용거래융자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주가 상승에 비해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고 이러한 속도가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된다면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신용거래융자 증가속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증시가 조정을 보일 경우 이자 폭탄이라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신용거래융자 이용시 손실도 2배로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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