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가야금 인간문화재 이영희 명인이 ‘제10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이영희 명인은 “생각지도 못한 큰 상을 받게 돼서 너무 영광스럽다”며 “일생동안 살아오면서 단지 가야금 한번 잘 타보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더니 오늘의 영광을 받게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이영희 명인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
이 명인은 평생을 검소하게 아끼며 모은 재산을 망설임 없이 국가에 내놨다. 그는 “예능 보유자들이 충분히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되고 계속해서 후학들을 양성할 수 있다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전통이 예스러운 모습 그대로 올곧게 전승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명인은 1991년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로 지정됐다. 1938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그는 주변 예인들을 찾아다니며 교육을 받아 인간문화재 반열에 올랐다.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군산의 명기(名妓) 김향초 선생에게 승무ㆍ살풀이 등을 배운 게 시작이었다. 이후 국악 명인 이덕열·이운조·김윤덕·한일섭·신쾌동 등으로부터 가야금, 거문고, 아쟁 연주를 사사했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에는 국악예술학교(현 국립전통예술고) 교사로 근무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서울대학교, 중앙대학교대학원 초빙교수로도 일했다. 2000년부터 12년 동안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을 역임하며 초·중학교에 국악 전공자들을 시간강사로 파견하는 ‘강사풀제’를 도입하는 등 성과를 냈다. 국악계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대상과 서울시 문화상을 받았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예인의 길을 걸어온 이 명인은 지난해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건립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집과 토지를 문화재청에 기부했다. 경기도 성남시 금토동 472번지 일대 토지 5474㎡(약 1600여평)로, 기부한 토지의 공시지가는 약 54억원(시가 200억원 상당)이다. 이 명인의 뜻에 따라 문화재청은 2027년까지 지하 2층, 지상4층 규모의 국가무형문화재 예능전수교육관을 건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