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제로 경영환경…재계 수장들 '차차차' 전략으로 정면돌파

변화(Change)·도전(Challenge)·기회(Chance) 3대 메시지
한종희·경계현 "경영환경 불확실성…초격차·고객경험" 주문
정의선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 강조
최태원 "위대한 개척자 정신"…신동빈 "실패도 두려워 말자"
  • 등록 2022-01-03 오후 7:17:23

    수정 2022-01-04 오전 8:44:18

[이데일리 이준기 최영지 정병묵 기자] “급속하게 변화(Change)하는 글로벌 시장환경에 과감한 도전(Challenge)으로 맞서 새로운 기회(Chance)를 창출하겠다.”

변화·도전·기회는 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진이 3일 내놓은 신년사를 관통하는 3대 메시지다. 4차 산업혁명 융복합 격변기 속에 코로나19 사태 신종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 및 그로 인한 기저효과 소멸, 반도체 수급 불균형 등 글로벌 공급망 교란, 중국 경기 둔화는 물론, 탄소 중립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반기업 정책, 대선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 등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초격차 기술력·고객경험(CX) 실현 등으로 정면 돌파하자는 의미다.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추종자)란 헌 옷을 벗고 퍼스트무버(first mover·선두주자)로 도약하기 위해 ‘실패도 두려워 말라’는 프론티어(frontier·개척자) 정신도 고스란히 담겼다는 평가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시계 제로…“정면돌파”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이날 공동으로 배포한 대표이사 신년사에서 “우리가 하는 사업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한 뒤 “선두 사업은 끊임없는 추격을 받고 있고 도약해야 하는 사업은 멈칫거리고 있다. 2022년 우리는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고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고객 지향의 기술 혁신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근간이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은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를 활용해 신년회를 진행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2022년 한 해는 우리 그룹이 그동안 기울여 온 노력을 가시화해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삼고자 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올해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신설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원천기술을 확보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 그리고 정 회장의 이른바 ‘고객 경험’ 돌파론은 지난해 12월20일 예년보다 열흘 일찍 신년사를 낸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LG 생태계론’과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당시 구광모 회장은 “3년간 전개해 온 고객 가치 실천 활동을 더욱 확장해 ‘가치 있는 고객 경험’ 만들어 나가자”며 한번 LG를 경험하면 다시 다른 기업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자고 했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고객 경험은 최근 신년사의 트렌드”라며 “기존 마켓에서 제품을 공급하는 게 아닌 새 마켓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고객경험에 가치를 부여하고 집중하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스마트폰 제조 기업에 머물지 않고 가전·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한 토탈 고객경험을 접목해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실패에서도 교훈 찾자”

실패를 두려워 말라는 이른바 ‘개척자 정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31일 낸 신년사에서 코로나19와 기후 위기 등이 중첩된 경영환경을 거론한 뒤 “기업의 숙명은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해에도 위대한 도전 정신으로 미래를 앞서 가는 ‘새로운 시간의 프런티어’가 되자”고 했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도 “실패를 용인하며 다양한 가치를 수용하는 포용과 존중의 조직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며 “제품·조직 간 경계를 넘어 누구나 자유롭게 상상하고 꿈꿀 수 있는 존중의 언어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계속 도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기업 패러다임이 융합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변화에 도전하지 않으면 혁신은 있을 수 없는데, 그 과정에서 생기는 실패와 시행착오도 자산으로 바꿔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풀이했다.

다양성·인재·디지털도 ‘키워드’

롯데·CJ·신세계 등 유통 ‘빅3’ 수장들은 각각 다양성·인재·디지털의 중요성을 신년 화두로 던졌다.

신동빈 회장은 신년사에서 “융합된 환경 속에서 연공서열, 성별, 지연·학연과 관계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하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해야 한다”며 “다양성은 우리의 경쟁력이며 도전하는 에너지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온전한 ‘디지털 피보팅(전환)’만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승자가 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며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연공서열을 타파한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탁월한 성과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보상을 하는 것이 혁명적 조직문화 혁신”이라며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사내벤처 등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앞둔 포스코는 ‘친환경 미래 소재 전문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한 선진경영관리체제로 전환해 친환경 미래 소재 전문 그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친환경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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