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코스닥 시장이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완연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신용거래융자도 사상 최대치 랠리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빚내 주식투자하는 거래 잔고가 12조원을 육박하면서 반대매매 위험이나 이자부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날대비 369억원 늘어난 11조938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10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이달 코스닥 신용거래융자가 3300억원(5.6%) 늘어나며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증가폭 2673억원(4.9%)을 앞지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금액으로 국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말부터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 1월 한 달 가까이 최대치 랠리를 이어가며 사상 처음으로 1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월 국내 증시가 조정을 거치면서 신용거래융자도 잠시 주춤했으나 지난달 말부터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이 코스닥벤처펀드 인기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신용거래융자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3.5% 오르며 9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코스닥은 스케일업펀드 출시 등 수급측면에서의 모멘텀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신용거래융자도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용거래융자 잔고 자체보다 증가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주가 상승기에 신용거래융자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주가 상승에 비해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고 이러한 속도가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된다면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신용거래융자 증가속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증시가 조정을 보일 경우 이자 폭탄이라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률을 2배로 키우기 위한 레버리지 수단으로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하나 오히려 손실도 2배로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