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서트장이 아닌 성당에 난데없이 랩이 울려퍼졌다. 관객들은 가수의 랩에 어깨를 들썩이며 추임새를 넣었다. 대학 새내기들의 재기발랄한 목소리가 경건한 미사가 열려야 할 성당의 정적을 깼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2016학년도 성공회대 입학식이 열린 이날 신자 대신 신입생 500여명과 가족 등 700여명이 성당 안을 가득 메웠다.
여느 입학식과 다름 없는 학사 일정 안내 등 1부 시간에 이어 2부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 대학 졸업생들의 토크콘서트가 마련됐다.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라”는 성공회대 졸업생들의 당부에 이은 입학식 하이라이트는 이 대학을 졸업한 래퍼 ‘루피(신방 03)&화나(신방 04)’의 공연이었다. 루피와 화나의 랩 뮤직과 새내기들의 환호로 성당은 콘서트장을 방불케했다. 영어과 새내기 김모(20·여)씨는 “평소 화나의 팬이어서 이번 토크콘서트에 기대가 컸다”며 “입학식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었다”며 만족해했다.
|
이색적인 입학식에 새내기들은 앞으로 펼쳐질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보였다. 입학식 참석을 위해 부모와 함께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신방과 새내기 안모(20)씨는 “정말 신선하고 최고다. 잊지 못할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띄며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성공회대가 교단의 대표 성당에서 입학식을 하기는 개교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성공회대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성공회를 조금이라도 알리기 위해 성당에서 입학식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