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ESG 경영’ 전도사 최태원 회장, 상의 회장 맡는다

1일 상의 회장단서 차기 회장 단독 추대..최 회장 "추대에 감사..향후 역할 고민"
기업의 사회적 가치·역할 등 실천 의지 설파..ESG·RE100 등 새 기업가 정신 강조
中企·소상공인 등과 소통 확대..기업 옥죄는 反기업법 입법 수정·완화도 과제
  • 등록 2021-02-01 오후 4:20:54

    수정 2021-02-01 오후 9:19:56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아버지 고(故) 최종현 회장에 이어 재계 대표를 맡는다.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은 1일 오전 상의회관에서 회장단회의를 열고 박용만 회장 후임으로 최태원(61) 회장을 차기 대한상의(서울상의 회장 겸임) 회장에 단독 추대했다. 최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추대에 감사드린다”며 “상의와 국가 경제를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혀, 회장직을 공식 수락했다. 최 회장이 이달 23일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되면 내달 24일 열리는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최종적으로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서울상의 회장이 겸하는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이며 한차례 연임 가능하다.

앞서 최 회장은 현 박용만 회장의 적극적인 러브콜뿐 아니라 상의 회장단 및 주변 지인 등과 교감을 나누면서 국내 최대 경제단체인 차기 대한상의 회장으로 유력하게 점쳐졌다. 실제 최 회장은 평소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 등에 대한 책임을 설파하면서 ‘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상의 공감과 감수성을 갖추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규칙’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최 회장은 작년 10월 말 열린 SK그룹 CEO 세미나에서도 “기업도 이제는 사회의 일원으로 다양성과 공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며 “저 역시 기업인으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물론 기업에 주어진 새로운 책임과 역할을 적극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상의 회장단이 최 회장을 차기 회장 적임자라로 판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경제계를 대표하는 인물인데다 그간 경영 업적 및 글로벌 역량,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선도 등 경제사회적 혜안 등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박용만 회장은 이날 차기회장 추대 직후 “4차 산업 시대가 오고 있는 변곡점에 있기 때문에 본인의 경험이나 이런 면에서도 훨씬 미래를 내다보는데 적합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모라는 면을 봐서도 우리나라 5대 그룹 중 하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를 상당 부분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며 “본인 자신이 평소 상생이나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이기에 현 시점에 더없이 적합한 후보라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상의 회장 취임은 경제계에서도 뜻깊은 일로 평가하고 있다. 4대 그룹 총수로선 처음인데다 재계 맏형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특히 작년부터 삼성전자 이재용(53) 부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51) 회장, LG그룹 구광모(43) 회장 등과 함께 모임을 가지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뿐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따른 경제 악화에 맞서 협업과 상생(相生) 방안 등을 모색해 왔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리고 이에 따른 사회문제로부터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해, 이윤추구뿐 아니라 사회 문제 해결을 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전국 대부분의 무료급식소가 운영을 중단하자 ‘행복도시락’ 사업을 통해 결식문제 해결에 힘을 보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 회장은 아울러 ESG 경영 전도사로 잘 알려져 있어 회원사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에 대해서도 ESG 도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역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맞물려 수소 생태계 구축뿐 아니라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RE100(Renewable Energy 100%, 기업이 쓰는 소비전력 100%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에 가입하는 등 ESG 경영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실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영위하는 쏠리스의 지분을 취득하고 태양광발전 회사인 아리울행복솔라를 신규 설립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분야 확장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계의 기대가 큰 만큼 과제도 적지 않다. 대한상의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18만 회원사를 두고 있는 국내 최대 경제단체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간 이해관계를 적절히 조율하는 한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존 재계 입장을 대변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정농단 사건을 거치면서 4대 그룹이 모두 탈퇴하는 등 위상이 떨어졌다는 점에서도 향후 최 회장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아울러 기업을 옥죄는 ‘반(反)기업법’이 속속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정부여당과의 소통도 중요한 과제다. 상법을 포함한 기업규제 3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에 대해 재계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돼 수정입법될 수 있도록 해야해서다. 여기에 최근 여당이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익공유제 법제화 역시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최 회장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선친인 고 최종현 회장이 전경련 회장(1993~1998년)을 맡았을 당시 수시로 정치권을 향해 ‘기업을 자유럽게 해달라’고 요구했듯이 최태원 회장도 재계의 목소리를 잘 대변해주길 바란다”며 “최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재계 맏형인데다 SK그룹이 ESG 경영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고 경영에 접목했던 최 회장이 재계 현안에서도 합리적 대안을 찾아 정부여당과 소통하면 기업을 옥죄거나 경제활력에 찬물을 끼얹는 입법이나 규제들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수원 출생으로 신일고, 고려대 물리학과, 미국시카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선경에 입사한 뒤 1998년부터 현재까지 SK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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