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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첫 두자릿수 인플레
3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이번달(올해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0.7%(속보치) 상승했다.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 당시 상승률은 4.1%였다. 최근 1년간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극심해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로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12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해 왔다. 지난달 수치는 9.9%다. 다음달 나오는 확정치에서 10.7% 수준을 유지할 경우 사상 처음 두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이다.
에너지·식료품·주류·담배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5.0%를 보였다. 지난 7월(4.0%) 4%를 넘어선 뒤 4.3%→4.8%→5.0%로 계속 올랐다. 에너지 외에 서비스 물가까지 꿈틀대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 있는 위험을 나타낸 셈이다. 1년 전만 해도 근원물가는 2.0%로 ECB 목표치에 부합했다.
금리 인상해도 물가 안잡혀
이는 최근 ECB가 초강경 긴축에 나서고 있는 와중이어서 더 주목된다. ECB는 최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2.00%로 75bp(1bp=0.01%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지난달 당시 2002년 유로화 도입 이후 처음 75bp 인상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2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은 ‘역대급’ 초강경 정책이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은 더 심화하고 있는 게 ECB의 고민이다. 판테온 매크로 이코노믹스는 “ECB에게는 핼러윈의 악몽”이라고 했다. 베렌베르크의 살로몬 피들러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오는 12월에도 시장 예상치인 50bp가 아닌 75bp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물가 급등과 공격 긴축이 겹치면서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는 기류다. 올해 3분기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2%라고 유로스타트는 전했다. 2분기 0.8%에서 확 쪼그라들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