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려도 소용 없다…'최악 인플레' 유럽 물가 10.7%↑

10월 유로존 물가 10.7%↑ '역대 최고'
유로존 19개국 중 11개국 두자릿수 올라
  • 등록 2022-10-31 오후 10:33:42

    수정 2022-11-01 오전 2:47:01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가 사상 처음 10% 이상 폭등했다. 일부 국가들은 2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위기가 덮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례 없는 속도로 긴축에 나서도 물가가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AFP 제공)


유로존 첫 두자릿수 인플레

3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이번달(올해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0.7%(속보치) 상승했다.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 당시 상승률은 4.1%였다. 최근 1년간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극심해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로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12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해 왔다. 지난달 수치는 9.9%다. 다음달 나오는 확정치에서 10.7% 수준을 유지할 경우 사상 처음 두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는 유럽이 에너지 위기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종 에너지 가격은 급등을 거듭해 왔다. 이번달 에너지 가격 상승률은 1년 전과 비교해 41.9%를 나타냈다. 지난 6월(42.0%) 이후 두 번째로 높다. 식료품·주류·담배는 13.1% 폭등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공업제품(6.0%)과 서비스(4.4%) 역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에너지·식료품·주류·담배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5.0%를 보였다. 지난 7월(4.0%) 4%를 넘어선 뒤 4.3%→4.8%→5.0%로 계속 올랐다. 에너지 외에 서비스 물가까지 꿈틀대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 있는 위험을 나타낸 셈이다. 1년 전만 해도 근원물가는 2.0%로 ECB 목표치에 부합했다.

금리 인상해도 물가 안잡혀

유로존 19개국 중 11개국이 두자릿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ECB가 사용하는 소비자물가조화지수(HICP)로 환산한 이번달 물가를 보면, 유럽의 맹주인 독일의 경우 11.6%로 전월(10.9%) 대비 더 올랐다. 이탈리아는 12.8%까지 인플레이션이 폭등하면서 두자릿수에 진입했다. 에스토니아(22.4%), 리투아니아(22.0%), 라트비아(21.8%) 등 발트 3국은 또 20%를 나란히 넘겼다. 7월 이후 최근 넉 달 연속 20% 이상이다. 유로존 내에서 물가 상승률이 가장 낮은 프랑스가 7.1%에 달할 정도로 유럽은 초인플레이션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최근 ECB가 초강경 긴축에 나서고 있는 와중이어서 더 주목된다. ECB는 최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2.00%로 75bp(1bp=0.01%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지난달 당시 2002년 유로화 도입 이후 처음 75bp 인상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2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은 ‘역대급’ 초강경 정책이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은 더 심화하고 있는 게 ECB의 고민이다. 판테온 매크로 이코노믹스는 “ECB에게는 핼러윈의 악몽”이라고 했다. 베렌베르크의 살로몬 피들러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오는 12월에도 시장 예상치인 50bp가 아닌 75bp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물가 급등과 공격 긴축이 겹치면서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는 기류다. 올해 3분기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2%라고 유로스타트는 전했다. 2분기 0.8%에서 확 쪼그라들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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