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숱하게 중국 공연을 해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너무 당혹스럽고 황당하다.” 조수미(55) 소속사 측이 일방적인 중국의 현지 공연 취소 통보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조수미의 소속사 조영준 SMI엔터테인먼트 대표는 24일 오후 “지난 10년간 숱하게 중국 공연을 해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이번에 취소된 공연은 지난해 계약이 다 끝났던 터라 너무 당혹스럽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진도 다 짜고 준비를 마친 상태였는데 비자 발급에 필요한 중국 오케스트라의 초청장이 오지 않아 런던 기획사를 통해 물어보니 중국 오케스트라 쪽에서 ‘정부에서 거부를 한 것 같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면서 “조수미의 자리는 중국인 성악가로 교체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중국과 우리나라 정부가 사드 문제를 풀기 전에는 문화계 전반에 퍼진 한한령을 해결할 수 없어 보인다. 아티스트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앞서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의 중국 공연이 끝내 무산됐다. 조수미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에 중국 투어 공연 취소 소식을 직접 밝혔다. 그는 “중국 투어가 취소되었음을 알린다. 그들의 초청으로 2년 전부터 준비한 공연인데 취소 이유조차 밝히지 않았다”며 “국가간의 갈등이 순수문화예술분야까지 개입되는 상황이라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이번 일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최근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관계를 언급하며 “중국필하모닉 측은 조수미와 정민이 ‘모종의 이유’로 공연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구체적인 취소 이유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3월 중국 구이양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예정이었던 피아니스트 백건우도 조수미에 앞서 비자 발급을 거부 당했다. 연주자는 중국인 피아니스트 사첸으로 교체됐다.
공연계는 한국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을 계기로 점화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지난해 9월께부터 뮤지컬계에서 나타났던 한한령이 순수예술분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라며 “중국 공연 시장이 막 싹을 틔우는 시기인데 국가 간 갈등 문제로 그동안 어렵게 다져놓은 교류 토양이 초토화돼 안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