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화 감독 "요즘요? 탁구에 미쳐있죠"

대표팀과 소속팀 감독 겸임하는 최초의 여성 탁구인 현정화
  • 등록 2007-07-31 오전 9:08:22

    수정 2007-07-31 오전 9:08:22

[노컷뉴스 제공] 내년이면 탁구 인생 30년이다. 강산이 세 번은 변했을 긴 시간, 외길을 걸어온 현정화 탁구대표팀 감독(38·한국마사회 감독)은 해를 거듭할수록 탁구의 매력에서 헤어나질 못하겠단다.

"탁구에 미쳐있다"고 주저없이 말하는 현 감독이 1일 소속팀 한국마사회, KRA 감독으로 승진했다. 이대섭(60) 전 감독이 정년 퇴임하면서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된 현정화 감독은 국가대표팀과 소속팀 감독을 겸임하는 최초의 여성 탁구인이 됐다. 한국 탁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현정화 감독. 그는 본격적으로 탁구에 미칠 준비를 마쳤다.

"대기만성. 그게 딱 제 스타일이죠"

현정화 감독은 자신을 '대기만성형'이라고 표현한다.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15살이던 부산 계성여상 1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 태극마크를 단 10년간 그는 늘 정상에 있었다. 그런데 대기만성형이라니…

그러나 현 감독의 말은 다르다. 부산 대신초 3학년이던 열살 때 라켓을 잡은 이래 세계 정상에 서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고. 선수 생활 10년이 되던 87년, 세계선수권에서 첫 우승(여자복식)을 거머쥔 이래 해를 거듭할 수록 기량이 늘었다는 그는 93년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우승 등 94년 은퇴 직전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는 설명이다.

"선수 생활 10년만에 빛을 봤는데, 지도자가 되어서도 마찬가지에요. 선수로 뛸 때 수 없이 이겼던 내가 지도자를 하면서부터는 수 없이 졌거든요.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원형 탈모까지 생겼어요."

95년 친정팀 한국화장품 코치를 거쳐 96년 KRA 코치로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현정화 감독은 지도자 수업 초기에 겪었던 패배들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했다고 말한다.

"지도자가 되어서야 지는 사람의 마음을 알겠더라구요. 솔직히 선수 때는 교만했던 적도 있었죠. 지도자가 되어서도 승승장구했다면 선수 때 갖고 있던 교만함을 그대로 갖고 있었겠죠. 내 방식, 내 스타일만을 고집했을 거에요."

KRA 감독으로 승격되면서 본격적인 두 집 살림에 돌입한 현정화 감독. 어떻게 두 집 살림을 해 나갈지 궁금해졌다.

"대표팀과 소속팀 사이에서 중심이 흔들리지 않아야 해요.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잣대가 있어야죠.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말들을 하면서 대표팀 내 우리 소속 선수들을 더 챙길거라 생각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어요. 이제 소속팀을 책임지게 된 만큼, 앞으로 중심을 잡기 위한 잣대는 더욱 엄격해 질 거에요."

지난 5월에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2007 세계선수권. 한국 탁구대표팀은 전 종목을 석권한 중국의 벽에 막혀 단 한개의 금메달도 챙기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앞으로 1년.

"과거에 한국이 중국을 꺾고 우승했을 때도 중국은 강했어요. 단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이라면 요즘은 선수들이 부딪혀 보기도 전에 숙이고 들어간다는 거에요. 절대 지지않는다는 생각으로 근성있는 플레이를 한다면, 중국은 결코 못 넘는 산이 아니에요. 공은 둥글잖아요."

특히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단체전이 추가되면서 현정화 감독은 메달 획득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뭉치면 강한 것이 한국. 탁구도 예외는 아니다. 선수간 '먹이사슬' 관계만 잘 파악하면 승산이 있다고. 올림픽을 얘기하는 현정화 감독의 눈이 반짝거린다.

은퇴 직후 탁구를 치는 것도, 보는 것 조차도 너무 지겨워 1년간 탁구를 완전히 떠나있어 보기도 했다는 그는 요즘 탁구가 너무 재미있단다.

"예전에 감독님들이 저한테 그랬거든요. 탁구에 더 미쳐야 한다고. 그런 말 들으면 짜증이 났죠. '더 이상 어떻게 하라는 거야'하는 마음 뿐이었는데, 이제는 알겠어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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