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판매 뚝… K팝 봄날은 가나

대면활동 막힌 코로나때 급증한 음반 소비
엔데믹 후 팬덤 과열 경쟁 잦아들며 위축
엔믹스·있지 앨범 전작 대비 초동 반토막
대중 수출 회복세… 비관 이르단 시선도
  • 등록 2024-02-15 오전 6:00:00

    수정 2024-02-15 오전 6:00:00

(그래픽=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최근 일부 K팝 아이돌 가수들의 음반 초동 판매량(발매 후 일주일간의 음반 판매량) 수치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음반 호황기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줄곧 우상향을 이어오던 연간 총 판매량까지 하락세를 그리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는 중이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14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초동 판매량 부진이 장기화한 상황은 아니지만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분위기”라는 견해를 밝혔다.

1억장 시대 열렸지만…성장세 멈춘 사례 잇따라

K팝 음반 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폭발적 성장세에 힘입어 몸집을 크게 불렸다. 코로나19 이전 2500만장대에 불과했던 연간 음반 판매량(써클차트 톱400 앨범 기준)은 2020년 4100만장대로 대폭 증가했다. 이후에도 기세가 이어지면서 2021년에는 5700만장대로, 2022년에는 7700만장대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1억장 시대’까지 열었다. 보이그룹과 걸그룹들의 고른 활약 속 2023년 연간 음반 판매량은 1억2000만장을 훌쩍 넘겼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 위기론을 제기하는 이유는 지난해 연말부터 일부 아이돌 가수들의 초동 판매량이 꺾이는 추세가 관측돼서다. 새해 들어서는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JYP) 소속 걸그룹인 있지와 엔믹스의 신작 초동 판매량이 전작 대비 수십만장씩 감소하면서 우려 목소리가 커졌다. 있지와 엔믹스가 지난달 발매한 새 앨범 초동 판매량은 각각 31만장과 61만장으로 집계됐다. 전작 대비 각각 51만장과 42만장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상황 속 써클차트의 2023년 12월 기준 월간 톱400 앨범 음반 판매량이 11월 대비 72.9%, 전년 동기 대비 33.6% 감소한 연중 최저치인 약 400만장에 머문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기론이 고조됐다.

초동 과열 경쟁에 지친 팬덤…프로모터·기획사 움직임 위축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초동 판매량은 컴백 직후 음반을 구매하는 열성 팬덤 크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한다. 최근 몇 년간 아이돌 가수들은 새 앨범을 낼 때마다 자체 최고 초동 판매량 기록을 써내는 ‘커리어 하이’(Career High) 행진을 이어왔다. 대면 활동이 제한된 코로나19 시기 K팝 팬덤의 경쟁 무대가 음반 분야로 쏠린 영향이 컸다. 해당 수치를 높여 지지하는 아이돌 가수의 자존심을 세워주려는 팬들의 음반 중복 구매 움직임이 활발했다. 초동 판매량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K팝 팬들이 향유하는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K팝 소비국도 늘어났다.

하지만 최근 있지와 엔믹스뿐만 아니라 스트레이 키즈, 에스파, 레드벨벳 등 여러 아이돌 그룹이 잇따라 새 앨범 발매 후 전작보다 낮은 초동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연일 신기록을 써내던 모습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초동 판매량 과열 경쟁이 수년간 이어진 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가 수치 감소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는 중이다. 김 위원은 “‘전작보다 혹은 타 가수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해야 한다’는 경쟁 심리에 따른 팬덤의 과열 경쟁이 잦아드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통화 팬 사인회 등 음반 판매와 연계한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던 음반 도소매 업체들의 움직임이 위축된 영향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명 ‘영통팬싸’로 불리는 영상통화 팬 사인회는 음반에 포함된 응모권을 통해 당첨돼야 참여 가능한 추첨제 이벤트다. 이에 팬들의 음반 중복 구매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 음반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시대가 본격 도래한 이후 콘서트를 비롯한 대면 행사가 늘어나면서 음반에 쏠려 있는 팬들의 소비가 분산되기 시작했고 과도한 팬 사인회 일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팬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 기획사 또한 악화한 여론을 고려해 판매량 증대를 위해 택한 전략이었던 음반 종수(種數) 늘리기를 자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중국 수출액 회복세…비관 이르다는 시선도

연간 음반 판매량 수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작보다 높은 초동 판매량을 달성하는 아이돌 가수들도 나오고 있고, 있지나 엔믹스의 경우처럼 감소 폭이 큰 사례가 많지 않아서다. 통상 공연 활동이나 시상식 일정에 집중하는 연말 연초 시즌이 ‘비수기’로 통하는 만큼 대형 아이돌 가수들의 컴백 러시가 이어진다면 음반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은 “K팝 팬덤이 특정 가수에 쏠려 있는 형태가 아니라 경쟁력 있는 팀들이 골고루 퍼져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며 “지난해 급감했던 대중국 음반 수출액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도 탄탄해진 만큼 일부 가수가 부진하더라도 올해도 총판매량 1억장 돌파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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