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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 남부 아칸소로 이주한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스티븐 연을 비롯해 윤여정 한예리 등 한국계 또는 한국인 배우들이 출연한다.
대중문화 콘텐츠가 다양성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들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다양성은 21세기의 중요한 가치가 됐지만 지금까지는 명목상으로 중시돼온 측면이 있다”며 “이전까지 상상하기 어려웠던 인물들이 동시에 작품의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는 것은 실질적인 변화의 징후로 볼 수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대중문화 콘텐츠의 다양성 시도는 최근 몇 년간 계속돼왔다. 오스카는 2017~2019년 성소수자(‘문라이트’), 장애인(‘셰이프 오브 러워터:사랑의 모양’), 유색인종(‘그린 북’) 등 사회적 약자들에 관심을 기울인 작품들에 최고상을 안겼고, 2018년 ‘블랙팬서’(13억 달러)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억 달러) 2019년 ‘캡틴 마블’(11억 달러)은 제작비보다 6~7배 많은 수입을 올리며 인종과 성별에서 다양성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디즈니는 ‘알라딘’ ‘뮬란’에 이어 ‘인어공주’까지 실사영화의 주인공을 유색인종으로 캐스팅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지나친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주의라며 비판도 받았다.
전혜정 런던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흑인 시위 등 미국에서 벌어진 일련의 인종차별 사건들을 계기로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가, 아시아 자본의 영향력 증대와 더불어 대중문화 콘텐츠의 다양성을 넓혀가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제작과 현장에 점점 더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국내든 해외든 콘텐츠 사업은 내수만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제작비 규모가 커졌고, 해외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양성은 시대적 흐름인 동시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필연적 선택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