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위기에 빠진 프로야구...정지택 KBO총재가 직접 나설때

  • 등록 2021-08-17 오전 6:00:00

    수정 2021-08-17 오전 8:59:10

정지택 KBO 총재. 사진=KB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프로야구가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면서 KBO 정지택 총재가 가장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지난 1월 KBO 수장에 부임한 정 총재는 취임사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철저한 방역관리와 대응체계를 강조했다. 아울러 도쿄올림픽에서의 선전을 약속했다. 공교롭게도 부임 8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 두 가지 문제가 정 총재를 괴롭히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KBO의 노력은 뚜렷했다. 구단과 팬들의 협조와 노력 덕분에 성공적인 방역을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 이어온 방역 노력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일부 선수들의 일탈이 불씨가 됐다. 리그 중단 결정은 그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정 총재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 숙였다.

도쿄올림픽의 부진은 쌓일 대로 쌓인 야구팬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제는 야구계가 뭘 해도 욕을 먹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 총재가 직접 선수를 선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표팀 구성 및 훈련, 대회 참가까지 모든 과정에서 가장 윗선은 KBO 총재다. 당연히 그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이번 일이 터지기 전까지 야구계에선 정 총재에 대한 평가가 호의적이었다. 공직과 기업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정 총재는 부임 후 적극적으로 프로야구를 챙기고 있다. KBO에 매일 출근해 업무를 보는 이른바 ‘실무형 총재’다. KBO 내부에선 ‘가장 열심히 일하는 총재’라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정 총재는 그동안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KBO 통합마케팅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구단과도 소통하면서 통합마케팅구축을 빠르게 진행해 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야구장 관중 입장 확대를 위해 정관계 네트워크를 직접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리그 조기 중단을 결정한 과정에서 정 총재의 리더십은 타격을 입었다. 특정 구단을 밀어준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었다.

야구계 일부에선 정 총재가 최근 프로야구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라는 제약이 따르기는 하지만 문제가 터졌을 때 직접 앞에 나서 팬들과 언론의 목소리를 듣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KBO 총재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막강한 권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권력은 각 구단 대표로 이뤄진 이사회가 갖고 있다. 총재가 이사회 의장이긴 하지만 KBO가 무슨 일을 추진하려면 10개 구단 대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구단은 프로야구 전체에 대한 입장과는 별개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프로야구 초창기 KBO 총재는 정치적 실세가 ‘낙하산 인사’로 내려오곤 했다. 이런저런 말들이 끊이지 않았고 문제도 많았다. 어떤 때는 ‘권력’의 힘으로 정치력을 발휘해 각 구단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곤 했다.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고 그런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KBO 총재의 일은 프로야구 주체인 구단을 설득하고 고객인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나 미국프로농구 NBA 커미셔너는 리그와 관련된 모든 제도, 분쟁 등에 대해 결정을 내리고 알리는 역할까지 한다. 기자회견 등에서도 커미셔너가 직접 나와 해명하고 반박하고 사과한다.

총재가 모든 일을 직접 할 수는 없다. 대외적으로 앞에 나선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위기상황이라면 프로야구 수장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프로야구가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리고 신뢰를 되찾는 것도 총재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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