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곽경택 감독 "요즘 쭈글스러워요"

  • 등록 2009-07-18 오전 10:53:13

    수정 2009-07-18 오전 10:55:48

▲ 곽경택 감독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좀 쭈글스럽네요. 허허허~”

M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을 연출한 곽경택 감독은 너털웃음부터 터뜨렸다.

‘쭈글스럽다’는 민망하고 쑥스럽다는 의미의 부산 방언이다.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지난 2001년 개봉해 8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친구’를 곽경택 감독이 직접 리메이크한 드라마. 드라마 시청자들의 성향을 고려해 원작에 없고 곽 감독 자신도 그동안 한번도 연출한 적이 없는 젊은이들의 낯간지러운 멜로를 주요 소재 중 하나로 집어넣다보니 ‘쭈글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행위 자체가 쭈글스럽잖아요. 나는 쭈글스러워도 시청자들이 좋아한다면 해야죠. 스스로도 이제 그런 걸 해야 될 때라고 생각했어요.”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원작 영화와 닮은 듯 다르다. 멜로적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비롯해 러닝타임 115분의 영화를 회당 70분 분량의 20부작 드라마로 다시 만들다 보니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추가됐다. 또 영화는 유오성이 연기했던 준석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됐다면 드라마에서는 동수(현빈 분)가 주축인 것처럼 보인다.

 
▲ 곽경택 감독


곽경택 감독은 “영화에서 준석 얘기를 많이 풀었잖아요. 동수가 영화에서는 악역으로만 묘사돼 이번에는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똑같은 작품을 동수 입장에서 풀어주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결국 동수에게 바치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원작이 한국 영화 흥행사에서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으니 그대로 놔뒀어도 됐을 터다. 괜히 새로운 작품으로 변형을 시켰다가 성과가 나쁘면 원작 이미지, 원작의 성과에도 흠집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영화 같은 영상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시청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시청률 경쟁에서는 방송시간이 30여분 겹치는 SBS ‘찬란한 유산’에 눌려 한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곽경택 감독은 “시청률 때문에 요즘 충격 많이 받고 있습니다”라면서도 그런 위험부담에도 드라마로 리메이크한 이유를 설명했다.

“동수를 죽이라는 것을 준석이 지시했는지에 대한 ‘끝없는 의문’에 이제는 답을 주고 싶었어요. 영화에서는 동수의 죽음 이후 준석이 교도소에서 진한 후회를 하는 것으로 묘사했는데 이번에는 동수가 죽은 후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려고요. 또 준석이 동수의 죽음에 책임을 지는 행동을 하는 모습도요.”

그 동안 인터뷰에서 동수의 죽음은 준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준석이 담배를 떨어뜨리는 것이 그 신호였다는 얘기를 적잖이 했다. 하지만 원작 영화를 본 관객들은 아직도 곽경택 감독을 만나면 그 답을 물어본다. 그래서 곽경택 감독은 이번 드라마에서 그 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 곽경택 감독

‘친구, 우리들의 전설’을 만들어가면서 곽경택 감독은 한국 드라마사에도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연출과 극본에 곽경택 감독이 모두 참여한 것. 이 드라마는 곽경택, 김원석 공동연출에 곽경택, 한승운, 김원석 공동극본으로 돼 있다. 영화에서는 감독이 시나리오까지 쓰는 경우가 많지만 드라마에서는 분명 드문 일이다.

곽경택 감독은 “제 대표작인 ‘친구’라서 그랬어요. 노동의 양이 많아 공동작업을 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완성이 불가능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곽경택 감독의 연출과 극본 참여, 분업이 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곽경택 감독에 따르면 한승운 작가는 중학생 때 발명대회에서 1등을 하고 유럽여행 포상을 받기도 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잘못된 길에 들어섰던 적이 있다. 한 작가는 그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생활, 자갈치시장의 일, 청송교도소 부분을 리얼하게 대본에 담아냈다.

공동 연출 및 극본에 참여한 김원석씨는 신문사, 여학교 등의 부분 집필을 맡았다. 이 드라마에 쏟아지는 호평은 이런 분업의 성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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