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슈가맨', 결과가 아닌 인내심이 필요하다

  • 등록 2015-08-31 오전 7:35:01

    수정 2015-08-31 오전 8:16:41

‘국민MC’ 유재석.(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유재석은 한 번도 첫술에 배부른 적 없었다.’

‘국민MC’ 유재석이 메인 MC를 맡은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을 찾아서’(이하 슈가맨)가 파일럿 편성에서 2%에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지상파가 아닌 방송사의 첫 번째 출연작이자 유희열 등 초호화 출연진에도 성적은 초라하다. 이를 놓고 왈가왈부가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일각에서는 강호동에 이어 유재석 역시 위기에 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재석이 종합편성채널 행을 선택한 것은 과거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의 인기 코너였던 ‘쟁반노래방’을 합작했던 윤현준 JTBC CP와의 인연 덕이 컸다.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공언했던 유재석은 윤 CP가 야심차게 준비한 ‘슈가맨’에 합류했다. 방송사 JTBC 역시 ‘초 대어’인 유재석의 입성을 환영했고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퍼부었다.

유재석은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MC다. 그의 대표작인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과 이제는 ‘국민 예능’이 되어버린 MBC ‘무한도전’도 처음부터 인기 있었던 것은 아니다.

‘런닝맨’은 2010년 7월 11일 첫 방송 당시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10%의 성적을 거뒀다. 이후는 곤두박질이었다. 다음 방송에서 7.8%를 기록하더니 두 달여 만인 9월 26일에는 5.6%까지 추락했다. 한때 폐지설도 돌았다. ‘런닝맨’은 이름표 떼기 추격전 등의 포맷이 잡혀가자 시청률이 상승했다. 결국 방송 1년 반만인 2012년 1월 15일 시청률 20.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이후 예능 한류의 대표작이 됐다.

‘무한도전’의 경우 더하다. 2005년 4월 23일 ‘무모한 도전’으로 첫 방송됐으나 시청자의 인기를 끄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결국 김태호 PD가 합류한 그해 10월부터 프로그램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거꾸로 말해요 아하’부터 시작해 프로그램의 윤곽이 잡혀갔다. 2008년 방송된 드라마 ‘이산’ 특집에는 시청률 30%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SBS 인기 예능프로그램이었던 ‘패밀리가 떴다’ 역시 첫 방송의 시청률은 5.3%에 불과했다.

유재석의 진가는 언제나 위기에서 나왔다. ‘런닝맨’과 ‘무한도전’은 시청자 관심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시행착오는 언제나 있었고 위기는 수차례 반복됐다. 유재석은 인내했고 결국 열매를 얻었다.

‘슈가맨’은 파일럿 방송을 마치고 이제 정규 편성을 논의하고 있다. 그의 새 프로그램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이제 2회를 마친 프로그램을 놓고 ‘실패했다’는 등 섣부른 분석도 쏟아진다.

방송가 관계자들은 ‘슈가맨’의 정규 편성 가능성을 놓고 “유재석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 2회에서 거둔 성적은 아쉬우나 앞으로 성장 가능성에 무게추가 실렸다. 조바심낼 필요는 없다. 미리 말했듯 유재석은 대기만성형 MC다. 사족을 털어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면 ‘슈가맨’이 ‘런닝맨’과 ‘무한도전’처럼 초반의 부진을 씻고 앞으로 치고 나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실제로 ‘슈가맨’에 대한 시청자 평가는 1회와 비교해 2회가 더 호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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