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형·이단옆차기..튀는 작곡가 이름 왜?

  • 등록 2012-09-12 오전 8:10:04

    수정 2012-09-12 오전 8:10:04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사동호랭이, 용감한형제, 이단옆차기.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신사동호랭이·이단옆차기·용감한형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에 등록된 작곡가 중 올 상반기 히트메이커 톱10에 이름을 올린 이들이다. 김도훈·조영수·김형석 등 기성 유명 작곡가들이 본명을 주로 써왔다면 요즘 젊은 작사·작곡가들은 이처럼 예명을 지어 활동하는 추세다.

아이돌 그룹 못지않다. 독특하고 화려하다. 음악적 포부나 색깔을 엿볼 수 있다. 별명이 굳어지기도 했다. 알고 보면 허탈한 웃음이 나올만한 사연도 적잖다.

비스트·포미닛·티아라 등의 여러 히트곡을 배출한 신사동호랭이는 한 온라인 게임 아이디가 그대로 저작권 명이 됐다. 울산 출신인 그가 서울에 처음 올라와 둥지를 튼 곳이 신사동인데, 본명 이호양에서 연상되는 호랭이가 붙었다. 작곡가 라도(송주영)는 고향이 전라도다. 동료 선후배 음악인들이 이를 줄여서 그를 ‘라도’라고 부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명이 됐다. 똘아이박, 미쓰리, 전군도 평소 불리던 별명 그대로다.

별명에는 그들의 개성 혹은 특색이 고스란히 담기기 마련이다. 작곡가 입봉(데뷔) 전 음악인들 사이에 조금이라도 알려진 별명을 쓰는 게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인지도가 높다는 건 곧 마케팅(곡 판매)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음악적 포부를 담아내기도 한다. 최근 백지영·엠블랙·투개월을 통해 주가를 높인 작곡팀 이단옆차기(박장근·마이키)가 대표적인 사례다. 박장근은 “팀 이름을 뭐로 정할까 고심하다가 마이키가 미국 버클리음대 재학 시절 태권도복을 입고 다녔던 기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두 명(이단)으로 이뤄진 강력한 K팝 대표 작곡가라는 의미를 부여해 태권도의 상징적 발차기 기술인 이단옆차기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강동철 혼자 활동하지만 용감한형제는 애초 강동철·강흑철 형제로 구성됐던 팀이었다. 다소 강인한 인상으로 웃지 못할 오해를 받기도 하는 이들은 악보를 보지 못하는 작곡가로 유명하다. 그들이 용감했던 이유다.

카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작곡팀 스윗튠(김승수·한재호)은 ‘달콤한 곡조·선율’이라는 뜻이다. 이트라이브는 ‘가요계에 전기 충격을 가져오겠다’는 뜻을 품었다. 별들의전쟁은 작곡가도, 음원도 쏟아지는 가요 시장 속 ‘별들의 전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애드나인은 피아노의 반주 코드 가운데 하나다. 슈퍼창따이(김창대), 황금두현(김두현), 일격필살등 은 어린 시절 만화 영화에서 보던 영웅처럼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은 예명들이다.

이단옆차기 멤버 박장근은 “노래 전주 부분에 대중들은 잘 모르지만 작곡가들은 각자만의 시그너처(이단옆차기=더블사이드킥)를 넣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각인되기 쉬운 독특한 예명이 작곡가의 음악색깔에 대한 관심을 훨씬 높인다. 실제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전과 달리 여러 명이 팀을 이뤄 활동하면서 예명의 필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음저협 관계자는 “한 사람이 3개까지 예명을 등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함께 팀을 이뤘지만 곡마다 참여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저작권료 분배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저작권명 뒤에 1·2·3 같은 숫자를 붙여 구분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저작권료에 대한 개념이 사회 전반에 자리잡고 컴퓨터 미디(MIDI)의 발달로 작곡이 쉬워지면서 일종의 부업이나 자신의 활동을 숨겨야 할 필요성이 있는 이들도 예명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조영수 작곡가는 “여러 가지 이유로 예명을 쓰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잠깐의 관심이 아닌 음악성과 실력”이라며 “용감한형제나 신사동호랭이도 결국 음악적 실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히트작곡가가 되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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