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블로그] 프로야구 사장, 단장님 요즘 뭐하세요?

  • 등록 2010-11-09 오전 8:56:52

    수정 2010-11-09 오전 8:56:57

▲ KBO 이사회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될때까지 기간을 우리는 스토브리그라 부른다. 매일 경기가 계속되는 시즌만큼의 설레임은 없지만 그 시간동안에도 끊임없이 야구는 계속되기에 ‘리그’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스토브리그는 크게 두가지 줄기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내년 시즌에 대한 내부 업그레이드 작업, 즉 훈련이 주요 테마가 된다. 기존 선수들의 기량 업그레이드와 정비를 통해 보다 강한 팀으로 가기 위한 땀방울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외부 전력 수혈이다. FA나 트레이드를 통해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보강하는 것이 중요하다. 팬들에겐 (아끼던 선수들의 이적으로)아픔도 있지만 이런 저런 구상을 통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창이 된다.

첫 번째 부분에서 한국 프로야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훈련을 한다’는 SK가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차례의 우승을 차지한 뒤 이제 지옥 훈련은 모든 팀들의 화두가 됐다.

그러나 두 번째 테마에선, 번번히 막히고 만다. 첫 번째는 감독이 나서야 할 대목이고 두 번째는 사장과 단장의 몫이다. 그러나 FA나 트레이드는 늘 별다른 성과 없이 막을 내리기 일쑤다. 좀 더 확대해 해석하면 한국 프로야구서 명장은 많아도 기억에 남는 사장, 단장은 몇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에는 이름 높은 감독 못지않게 주목받는 단장들이 있다. 빌리 빈, 케빈 타워스, 팻 길릭 등은 좋은 쪽으로, 빌 바바시, 데이브 리틀필드 등은 최악의 단장이란 평가를 받는다.

메이저리그의 단장은 우리의 사장과 단장을 더한 역할을 한다. 활동폭도 넓다. 선수단을 구성하고 전력을 만드는 것은 단장의 몫이다. 메이저리그를 ‘단장의 야구’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는 ‘감독의 야구’라 할 수 있다. 감독이 어떤 전략을 짜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크게 갈린다.

주목할 점은 이런 차이가 야구의 특성에서만 결정지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전력 보강 작업이 매우 어렵다. FA의 일률적인 보상제도는 특급을 제외한 선수들의 이적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보상금은 둘째치고 보상선수(18명 제외선수)와 견줘봤을 때 확실한 우위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는 정말 손에 꼽아야 한다.

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단기적인 손해와 이득에만 집착하다보니 원활히 이뤄질 턱이 없다. 지난해부터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대형 트레이드가 속속 이뤄졌다.

시스템의 변화 때문이 아니다. 히어로즈라는 팀이 구단 운영을 위해 선수 빅세일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해도 그와 관련된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사장과 단장의 관심은 전력 보강 외의 부분에 더 많이 쏠리게 된다. 일부 인사들은 감독과 쓸데없는 파워 게임을 펼쳐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사장, 단장들의 인터뷰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빠지지 않고 정신력이나 투지, 팀 워크가 등장한다.

정신력 강조는 엄밀히 말해 팬들의 영역이다. 잘하면 박수치고 못하면 욕하는 단순한 응원자들에게 정신력은 꽤 좋은 안주거리다.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비난이 전달되는 것만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나 사장, 단장마저 고작 선수들의 정신력이나 지적하고 있어선 안된다. 그보다는 선수단을 어떻게 꾸리고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에 관심을 두다보니 현실적으로는 선수단과 부딪힐 가능성만 높아진다.

무작정 많은 돈을 쓰자는 것이 아니다. 돈을 덜 들이면서도 알차게 팀을 꾸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자는 의미다.

시스템이 안돼 힘들다고?

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바로 사장과 단장의 몫이다. FA 제도만 해도 그렇다. 보상 체제가 너무 무겁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다. 사장, 단장의 능력을 또 한번 보여줄 기회인 ‘룰5 드래프트’(비 주전급 선수 FA) 역시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늘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큰 틀에는 모두 동의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논의가 될 때는 발을 빼는 구단들이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재임 기간 중 뺏길 선수가 많다고 판단되면 반대로 선회하면 그만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사장은 그룹 인사의 마지막 예유차원 정도의 인상이 강하다. 단장도 성적과 큰 상관 없이 교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니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건 비아냥이지 위로가 아니다.

이제 다시 겨울이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스토브리그는 조용하다. ‘가난한 구단의 선수 사고 팔기’ 소문에 가슴 졸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좀 건전한 트레이드와 FA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지금이야 말로 사장과 단장이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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